- 전문가 정상회담 전망·제언

“南北, 의제조율 속도 안내면
中·日 등에 관여할 여지 줘”


27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 조율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남북 정상회담 성과 도출을 위해 양측간 논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 정상회담이 미·북 정상회담 성공의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비핵화 관련 구체적 합의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전망했다.

10일 박지광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일정을 직접 밝혔다는 것은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와 관계없이 미·북 정상회담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미국과 북한이 예비회담 없이 곧바로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형태라서 남북 정상회담이 예비적 미·북 회담 성격이 되고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해법을 구체화하면 미·북 대화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 의제 조율 등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조율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중국이나 일본이 관여할 여지가 많아진다”고 지적했다.

또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은 속도가 붙은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 정부 의도대로 진행이 안 될 수도 있다”며 “한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원하고, 미국은 비핵화 자체를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그럼에도 미국이 미·북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북한과의 ‘대차대조표’에서 얻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비핵화는 한국이 미국과 같이 가야 하기 때문에 미국과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성급한 판단을 내리지 않도록 북한과의 오랜 대화 경험이 있는 한국 정부가 조율해야 한다”며 “동시에 (중간 선거를 앞둔)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동결에 머물지 않고 그 이후의 비핵화 조치까지 협상해야 한다는 것도 한국이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민간 싱크탱크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결과는 아주 잘되거나, 아주 안 좋거나 둘 중 하나”라며 “미·북 대화가 잘못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물론 한국에도 책임 전가를 할 수 있는 인물이고 심지어 ‘한국에 속았다’고도 주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 전가 리스크도 해소할 수 있는 확실한 대미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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