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오포럼 기조연설 의미

다자주의·자유무역 등 강조
트럼프 관세압박에 일보후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간 무역전쟁 속에서 보호무역주의 반대와 자유무역, 개방·개혁 등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시 주석은 지난 8일부터 중국 하이난(海南)섬에서 개막한 보아오(博鰲)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기치를 쳐들었다. 또한 시 주석은 올해 중국의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향후 개방을 더욱 확대하고 지속적인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시 주석은 10일 오전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 나서 중국은 개혁·개방을 지속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해 세계 경제에 기여하고 협력 발전을 이끌었다”며 “앞으로 개혁·개방을 지속하는 제2의 혁명을 통해 인류 공영의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15년 이후 3년 만에 보아오포럼에 참석했다.

집권 2기를 맞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무역 정책에 맞서 공개적인 언급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지적하며 이에 대해 ‘관세 폭탄’을 퍼부으며 시 주석을 압박해왔다. 특히 시 주석이 이날 금융시장 및 자동차 시장의 개방 확대를 언급한 것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에 타협의 신호를 건넨 것으로 파악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시장개방 확대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해 미·중 무역전쟁 충돌과 대립, 세계경제 침체를 막자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도 그동안 월스트리트 등에서 중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그동안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해왔다. 그는 최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최근 국제 정세에 새로운 변화가 있는데, 다자주의의 핵심은 각국이 협상과 협력을 도모하는 것이고 강대국 간 협력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며 “이는 스스로를 어두운 방에 가두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이며, 세계 시장에 더 열려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이 9일 저녁 열린 보아오포럼 만찬에서 미국을 겨냥해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라가르드 총재는 참석자들에게 “각국은 건강한 경제 발전 지속을 위해 내부 지향적인 정책과 보호주의에 대한 유혹에 저항해야 한다”면서 “전 세계에서 고립은 좋지 않으며 개방 무역이 유리하다는 점을 역사는 보여줬다”고 밝혔다. 마윈 회장도 무역은 단순한 상품 교역이 아닌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라면서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이 무역 문제로 갈등을 빚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무역전쟁은 이 문제를 해결할 올바른 처방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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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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