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곧 제도개선안 발표”
사회적 배려 대상 위한 제도
부유층 증여 등 변질 우려 커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경우
29세 이하가 12명이나 당첨


정부가 9억 원 초과 등 일정액 이상 고가 주택에는 특별공급 제도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사회적 배려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공급제가 부유층 증여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장사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일정액을 넘는 고가 아파트는 특별공급을 하지 않는 것을 가능성이 높은 방안 중 하나로 고민하고 있다”며 “막바지 검토 중으로 조만간 특별공급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별공급제가 사회적 배려 대상을 위한 제도인데 악용되고 있는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고가 주택 특별공급에 대해 국민적 우려가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공급제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사회 계층 중 무주택자의 주택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일생에 한 번 청약 경쟁 없이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인 신혼부부나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 3년 이상 노부모를 모신 가구, 탈북자, 장애인, 중소기업 근로자 등이 대상이다.

하지만 도입 취지와 달리 특히 고가 주택에 대한 특별공급이 증여나 떴다방을 통한 투기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달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개포주공 8단지 재건축)특별공급에서 19세 1명 등 29세 이하가 12명이나 당첨된 것으로 드러나며 비판에 불이 붙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분양가가 최소 10억 원에 달하지만, 여전히 주변 시세보다 낮아 당첨만 되면 최대 5억 원까지 벌 수 있다며 ‘로또 아파트’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런데 이 같은 분양대금을 스스로 마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20대가 특별공급에 다수 당첨되면서 ‘특별공급제가 부모에게 물려받을 돈이 있는 젊은층에 로또 혜택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여기에 장애인이나 탈북자 등 기관추천 특별공급 당첨자격이 1000만~2000만 원씩에 거래되고 있다는 소문까지 퍼지며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일각에서는 “일부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특별공급제도의 취지마저 잘못됐다는 인식을 주게 돼 서민은 서민으로 살라는 뜻으로 비칠 수 있다”는 반발도 나온다.

국토부는 체육계나 장애인 협회 등 특별공급 대상 계층이 혜택이 줄어드는 데 반발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들의 목소리도 들어본 뒤 개선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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