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장편소설 ‘곰탕’ 출간한 김영탁 영화감독

곰탕 즐긴 아버지가 모티프
시간여행 통해 과거로 이동

스리랑카서 40일만에 완성
카카오페이지 연재로 입소문
극적인 반전에 50만명 열광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40일 만에 쓴 작품… 영화 시나리오가 아닌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죠.”

영화 ‘헬로우 고스트’(2010) ‘슬로우 비디오’(2014) 등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던 김영탁(42·사진) 감독이 자신의 첫 장편소설 ‘곰탕’(1, 2권·아르테)을 펴냈다. 영화감독으로서 영화화를 전제로 한 시나리오가 아니라 순수 소설로 창작한 것은 해외 몇몇 사례를 제외하곤 극히 드문 경우다.

‘곰탕’은 푸근하고 정감 어린 제목을 달고 있지만 매우 어둡고 무거운 소재의 스릴러다. 2063년 미래의 부산에서 식당 주방 보조로 일하는 이우환은 ‘곰탕의 맛을 배워 오라’는 식당 주인의 제안에 거액을 받고 2019년의 부산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시간여행은 도중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일. 그렇게 시작된 과거로의 여행에서 이우환은 실체를 알 수 없는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헬로우 고스트’에서 끈끈한 가족애를 코미디와 감동으로 버무렸던 김 감독의 기존 작법과는 좀 동떨어진 느낌이다.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주 다뤄졌던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신선함도 덜해 보인다.

그러나 김 감독 특유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반전은 생생히 살아 있다. ‘헬로우 고스트’에서 관객을 깜짝 놀라게 했던 반전 스토리가 곳곳에 숨어 있다.

김 감독은 “‘헬로우 고스트’가 크게 호평받았던 이듬해 가을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아버지는 곰탕을 좋아하셨고, 과거의 그때로 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가슴에 품어뒀다가 2014년 홀로 떠난 여행에서 스리랑카 콜롬보의 값싼 호텔에 머물며 꼬박 40일 동안 썼다”면서 “마흔에 쓴 일기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습작처럼 썼던 소설은 지난해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되면서 먼저 입소문을 탔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치밀한 반전에 지금까지 50만 명이 열광했다. 지난달 말 출간된 단행본은 한 달도 안 돼 교보문고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11위에 진입했다.

김 감독은 “영화로 먼저 일을 시작했지만 늘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던 게 이번에 이뤄진 것”이라며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해도 결국 우리는 주어진 현재를 살아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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