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정부는 재정 지원과 세제 혜택을 통해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의 실질소득을 늘려주는 내용의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했다. 세간의 아쉬운 평가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책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아마 본격적으로 구직에 뛰어들 ‘에코붐 세대’에 대한 고민 때문일 것이다.
에코붐 세대는 1968∼1974년에 출생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1991∼1996년생)로, 마치 베이비붐 세대가 ‘메아리(echo)’처럼 노동시장에 돌아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5∼29세 인구는 2016년 328만 명에서 2021년에는 367만 명으로 늘어난다. 이 전망에 따라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점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 취업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향후 4년을 위해 한시적으로라도 실효성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으니, 이번 정책은 에코붐 세대를 위한 맞춤형 성격이 짙다. 그들 앞의 ‘취업 보릿고개’가 자칫 국가 발전의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였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역시 ‘인력 미스매칭(mismatching)’의 해소에 있다. 임금과 근무지를 포함한 근로환경, 복리후생 등에서 중소기업이 주는 이미지가 좋지 않은 데다 기업의 요구와 교육 현장의 학습 내용 미스매칭이 원인일 것이다. 따라서 현장 중심, 실무 위주의 교육을 통해 부족한 역량을 보완해 미스매칭의 틈새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단군 이래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첫 번째 세대’라는 지금의 청년세대를 또다시 ‘보조금 취업세대’ ‘공무원 세대’가 되도록 놓아둘 수는 없지 않은가?
청년취업을 지원하는 기관의 담당자로서 필자가 보는 청년세대는 절대 나약하거나 열정이 모자라지 않는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몇 달 전 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가 50명을 선발하는 ‘무역마스터’ 과정 설명회에 200여 명이 참석한 것도 그렇지만, 실제 지원자는 필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35세 이상 또는 비수도권 연고자가 각각 15%, 외국 대학 출신이 11%, 생명공학·전자공학 등 이공계 출신도 13%나 됐다. 연령·지역·전공을 불문하고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하는 청년들의 고민이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6개월간 1000시간 이상이 필요한 교육과정에 참여하려고 서울에 집을 얻겠다는 지방대생, 이공계 전공 지식을 활용해 해외영업 전선에 뛰어들고 싶다는 공대생 등 너나 할 것 없이 사연이 절실했다. 심지어 안정된 직장에 다니고 있음에도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사표를 내고 온 지원자도 있었다. 이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사코 뜯어말렸을 사연들이다.
기성세대가 할 일은 청년들의 열정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열정만 가지고 무엇이든 해냈다는 기성세대의 무용담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다. 이들이 실전에서 통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 열정을 맘껏 발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필자가 주관하는 무역마스터 과정도 채용 즉시 실무에 투입이 가능한 ‘경력직 같은 신입 직원’ 양성을 목표로 운영하며, 교육과정을 마친 뒤에는 여러 기업에 수료생들을 자신 있게 추천한다. 비즈니스 현장의 실전 감각을 길러주는 교육과정 덕분에 수료생의 채용률도 높고 기업의 만족도는 더더욱 높다.
중소기업에 취직했지만, 열정과 실력으로 제 갈 길을 가는 청년들에게서 우리 경제의 희망을 본다. 훗날 이들의 성공에 감명받은 후배 세대가 선뜻 따라나설 때 우리 사회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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