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질문공세에 비교적 선방”
저커버그 “뮬러특검 조사 협조”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 정보가 무단 유출된 ‘데이터 스캔들’과 관련해 미국 의회 청문회장에서 선 마크 저커버그(34) 페이스북 CEO가 10일 5시간에 걸친 1차 청문회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데이터 스캔들에 대해 수차례 사과하며,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인 ‘러시아 게이트’ 관련 질문 공세에서 러시아 내부의 페이스북 악용 시도가 있음을 시사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상무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회색 티셔츠를 벗고 검은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와 파란색 넥타이를 갖춰 입은 채 등장했다. 증언대에 선 저커버그는 이날 진지한 표정으로 데이터 스캔들에 대해 “명백한 실수다. 사과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이며 여야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침착하게 답했다.

저커버그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의원의 질의에 “러시아에는 우리의 시스템을 악용하려는 이들이 있다”며 사이버상 조직적 개입 시도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허위 정보 유포에 맞서 페이스북이 취한 조치들을 설명하며 이를 일종의 ‘군비경쟁’에 비유한 뒤 “그들은 시스템을 악용하기 위해 더 많은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에 맞서 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페이스북과 접촉을 시도했느냐는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 특검에 협력하고 있다”며 페이스북 직원이 뮬러 특검의 조사를 받았음을 밝혔다. 또 저커버그는 데이터 스캔들 이후 페이스북 사용자 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밝히며, 페이스북 등 SNS 기업에 대한 추가 규제를 예고하는 의원의 경고에 “적절한 규제라면 환영한다”고 답했다.

이번 청문회는 IT 업계 거물인 저커버그의 첫 ‘워싱턴 데뷔 무대’인 만큼 미 언론은 청문회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미 언론은 2007년 페이스북 창립 이후 불미스러운 일로 첫 청문회에 참석했지만 저커버그가 비교적 선방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상원의원들의 ‘디지털 문맹’이 저커버그를 살렸다”며 의원들의 낮은 질의 수준을 지적했으며, CNBC 방송도 “저커버그가 이겼다”고 평가했다. 이날 페이스북 주가도 4.5% 급등했다. 한편, 저커버그는 11일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두 번째 증언을 할 예정이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