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은유항공정밀 사장이 지난 3일 경남 김해시 장곡면 공장에서 자사가 개발한 루트 피팅을 소개하고 있다.
박재완 은유항공정밀 사장이 지난 3일 경남 김해시 장곡면 공장에서 자사가 개발한 루트 피팅을 소개하고 있다.
■ ⑩ 대한항공 - 은유항공정밀

비행기 연비절약 최대 과제
공기 저항 줄여주는 ‘윙렛’
전량 수입 의존하던 부속품
은유정밀서 완벽하게 제작

보잉社 등에 年400개 납품
수입 대체 효과 250만달러


최근 항공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는 비행기의 ‘연비 절약’이다. 비행기의 운항 효율을 높여 연료를 절약하면 그만큼 비용이 줄어 경영 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항공사들 트렌드에 따라, 항공기 제작업체들은 이에 맞춘 비행기를 제작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윙렛(Winglet)으로 비행기 날개 끝부분에 장착돼 공기 중의 와류를 줄여, 비행기의 저항을 덜 받게 한다. 윙렛이 장착된 비행기는 그렇지 않은 비행기보다 3.5% 정도 항속거리가 증가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비행기 운항에서의 1%는 수백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3%면 연 1000만 달러 가까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윙렛을 생산해 보잉과 에어버스에 납품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다시 협력업체의 도움을 받는다. 마치 날개와 윙렛의 관계처럼, 이 둘을 연결하는 부품인 ‘루트 피팅’을 생산하는 협력업체 은유항공정밀과의 ‘상생’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경남 김해시 장곡면 은유항공정밀 본사 공장. 기계들이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공장 한쪽 벽에 결함률을 표시한 작업표가 붙어있었다. 지난해 0.002%의 작은 결함률을 보였지만, 올해 3월까지의 결함률은 0%. 단 한 건도 없다고 표시돼 있었다.

박재완(54) 은유항공정밀 사장은 “그동안은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이제는 큰 오작업 없이 일이 이뤄진다”며 “대한항공이 많이 도와줘 오류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은유항공정밀과 협력하게 된 것은 ‘부품의 국산화’에 대한 욕구가 절실했기 때문이었다. 보통 윙렛은 항공기 주날개와 일체형으로 제작되는 것 같지만, 별도로 생산해 항공기에 부착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공기 끝에 달려 있는 만큼 마모 가능성이 크고, 그때마다 날개 전체를 바꾸는 것보다 윙렛만을 교체하는 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부분이 윙렛과 날개를 연결하는 부위인 ‘루트 피팅’이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이 부분의 부품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는데, 국산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 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그동안 오랫동안 불량률 없는 부품을 납품해오던 은유항공정밀에 개발을 의뢰했다.

대한항공의 의뢰를 받은 박 사장은 한동안 고민했다. 원래 열차 내장재 등 철도 관련 부품을 생산하던 회사를 인수해 보잉717 난삭재(깎아내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가공) 부품 등을 주로 생산해 대한항공과 거래해 왔지만, 그동안 보지 못했던 부품을 새로 만드는 것은 그만큼의 위험도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도전해보자’는 직원들의 열의와 역시 항공 산업에 관심이 많았던 박 사장은 결국 과감히 도전을 선택했다.

박 사장은 “완가공은 처음이었는데 대한항공에서 많은 지원을 해줬다”며 “제품의 규격을 맞추고, 시제품을 보여주는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 은유항공정밀은 국내 최초로 보잉737 MAX의 윙렛 루트 피팅 개발에 성공했고, 생산도 시작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연 400개 정도의 보잉737 MAX 윙렛을 제작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루트 피팅 또한 400개에 이른다. 대한항공이 루트 피팅을 수입하지 않고 은유항공정밀 제품으로 대체하게 된 수입대체 효과는 연 250만 달러 이상이다. 은유항공정밀도 이전 난삭재 부품 제작 때보다 매출이 5억 원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향후 매출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거 시장에 나서면서, 이들이 주력기종으로 보잉737을 많이 선택하고,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잉737 생산이 늘어나게 될 경우 대한항공과 은유항공정밀의 생산량도 증가하고 수익도 더 커질 전망이다. 그뿐만 아니라, 향후 5년간 총 16명의 고용을 더 할 수 있을 정도로 회사의 규모도 커졌다.

김해 = 글·사진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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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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