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전문지 ‘포천’ 선정 결과
수익구조 악화 돼 성장세 ‘위축’
R&D 투자 등 압도적으로 밀려
월마트 · 아마존, AI · 드론 실험
국내기업은 규제로 경쟁력 잃어
전 세계 유통 시장에서 한국이 후진국 문턱으로 내려앉았다. 미국과 중국, 일본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돈과 고객을 끌어모으는 와중에 한국 유통 산업은 규제 탓에 ‘골목’ 안에 갇혀 있다. 국가란 경계를 벗어나 무한 경쟁이 벌어지는 유통 시장에서 이름값을 하는 한국 기업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매출과 인프라, 투자, 기술 경쟁력 등 모든 면에서 유통 강국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여러 업종 중에서 선진 기업과의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유통분야다.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선정된 한국 유통 기업은 롯데쇼핑(431위)이 유일하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이 포함된 9개 산업군을 분석해보면 산업 내 1위 기업과 한국기업 간 매출 격차가 가장 큰 곳도 유통이다. 전자와 제철 업종의 매출 격차는 약 1배로 가장 적었지만 유통 분야 격차는 19.1배에 달했다.
이는 최근 한국 유통기업의 성장세가 위축된 것과 무관치 않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국내 200대 유통기업의 매출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총 5년간 19.7%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6%, 41.0% 뒷걸음질 쳤다. 기업의 몸집은 커졌지만, 수익 구조는 오히려 쪼그라들었다는 얘기다.
혁신 기술 역량에서 양적·질적으로 뒤떨어진 것도 한몫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주요 유통기업들은 시간과 장소 개념을 파괴한 경영을 펼치고 있다. 아마존은 유통 시장의 공식을 모두 뒤바꿀 기세다. 최근 계산대가 없는 오프라인 매장인 ‘아마존 고(Amazon Go)’를 운영해 기존 매장 개념을 바꿨고, 드론과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배송도 검토 중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거미줄 물류망’을 앞세워 중국 전역을 ‘1일 상권’으로 만들었다. 옷과 음식, 주택 등 모든 제품을 다루면서 중국인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 기업 이베이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수요를 예측하고 있으며, 월마트 등도 매장 운영과 주문 방식 등을 실험하고 있다.
반면 국내 유통 경쟁력은 후진 중이다. 기술 경쟁력이 취약해져 한국 경제 특유의 성장 모델인 ‘패스트팔로(fast follow)’ 전략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한국유통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구개발에 아마존 6조5000억 원, 이베이 1조8000억 원, 월마트 1조2000억 원, 알리바바 8000억 원을 투자했지만 국내 기업들은 300억 원에 그쳤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급격한 온라인화로 세계 유통 시장의 국경은 무너지고 24시간·사물지능(사물인터넷+인공지능) 혁신 경쟁 체제로 변해가고 있는데, 국내 산업은 정치적인 이유로 무더기 규제에 발목이 잡혀 ‘몰락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수익구조 악화 돼 성장세 ‘위축’
R&D 투자 등 압도적으로 밀려
월마트 · 아마존, AI · 드론 실험
국내기업은 규제로 경쟁력 잃어
전 세계 유통 시장에서 한국이 후진국 문턱으로 내려앉았다. 미국과 중국, 일본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돈과 고객을 끌어모으는 와중에 한국 유통 산업은 규제 탓에 ‘골목’ 안에 갇혀 있다. 국가란 경계를 벗어나 무한 경쟁이 벌어지는 유통 시장에서 이름값을 하는 한국 기업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매출과 인프라, 투자, 기술 경쟁력 등 모든 면에서 유통 강국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여러 업종 중에서 선진 기업과의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유통분야다.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선정된 한국 유통 기업은 롯데쇼핑(431위)이 유일하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이 포함된 9개 산업군을 분석해보면 산업 내 1위 기업과 한국기업 간 매출 격차가 가장 큰 곳도 유통이다. 전자와 제철 업종의 매출 격차는 약 1배로 가장 적었지만 유통 분야 격차는 19.1배에 달했다.
이는 최근 한국 유통기업의 성장세가 위축된 것과 무관치 않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국내 200대 유통기업의 매출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총 5년간 19.7%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6%, 41.0% 뒷걸음질 쳤다. 기업의 몸집은 커졌지만, 수익 구조는 오히려 쪼그라들었다는 얘기다.
혁신 기술 역량에서 양적·질적으로 뒤떨어진 것도 한몫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주요 유통기업들은 시간과 장소 개념을 파괴한 경영을 펼치고 있다. 아마존은 유통 시장의 공식을 모두 뒤바꿀 기세다. 최근 계산대가 없는 오프라인 매장인 ‘아마존 고(Amazon Go)’를 운영해 기존 매장 개념을 바꿨고, 드론과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배송도 검토 중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거미줄 물류망’을 앞세워 중국 전역을 ‘1일 상권’으로 만들었다. 옷과 음식, 주택 등 모든 제품을 다루면서 중국인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 기업 이베이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해 수요를 예측하고 있으며, 월마트 등도 매장 운영과 주문 방식 등을 실험하고 있다.
반면 국내 유통 경쟁력은 후진 중이다. 기술 경쟁력이 취약해져 한국 경제 특유의 성장 모델인 ‘패스트팔로(fast follow)’ 전략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한국유통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구개발에 아마존 6조5000억 원, 이베이 1조8000억 원, 월마트 1조2000억 원, 알리바바 8000억 원을 투자했지만 국내 기업들은 300억 원에 그쳤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급격한 온라인화로 세계 유통 시장의 국경은 무너지고 24시간·사물지능(사물인터넷+인공지능) 혁신 경쟁 체제로 변해가고 있는데, 국내 산업은 정치적인 이유로 무더기 규제에 발목이 잡혀 ‘몰락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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