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동안 10選하며 승승장구
“10대 자녀들과 더 있고 싶어”
직접 기자회견 열고 은퇴 선언
중간선거 불출마… 내년 떠나
일부선 “트럼프에 좌절해서”


미국 공화당 ‘40대 기수론’의 선봉에 섰던 폴 라이언(48·위스콘신) 하원의장이 11일 갑작스러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세 자녀의 ‘주말 아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정치권을 떠난다고 밝혀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공화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리더십 재건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오전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나는 내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생각하고 싶다”며 “중간선거에 불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브렌던 벅 의장실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라이언 의장은 그의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고 올해가 하원의원으로서 그의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알렸다. 라이언 의장은 “그동안 자녀들에게 주말 아빠로 인식돼 왔다”며 “세 명의 10대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갖기 위해 정계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는 중간선거에 불출마하고 남은 임기를 마치는 내년 1월에 의회를 떠날 예정이다.

공화당 내 의회 1인자인 라이언 의장은 지난 1998년 위스콘신 하원의원으로 처음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20년 동안 10선을 하면서 승승장구해 미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조명을 받았다. 2012년 대선에서는 밋 롬니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고 2015년에 하원의장에 선출됐다. 오는 중간선거에서도 라이언 의장은 출마만 하면 당선이 확실시됐고, 재선뿐 아니라 공화당 전체를 이끌며 민주당에 맞서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주 중에는 워싱턴DC에 머물고 주말에는 고향인 위스콘신주 소도시 제인스 빌의 자택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자상한 아빠였다.

최근 재·보궐 선거에서의 잇따른 패배로 분위기가 위축된 공화당은 당분간 리더십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서열 1위였던 라이언 의장은 미래가 촉망되는 대표적인 ‘영건(총잡이)’ 멤버였다. 영건 클럽에 속했던 에릭 캔터 전 원내대표도 지난 2014년 하원의원 선거에서 낙마해 공화당은 당분간 젊은 피 기근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폴리티코는 “라이언 의장의 정계 은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좌절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라이언 의장은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며 “그가 재선에 도전하지는 않지만, 그의 업적과 성과에는 그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치하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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