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서 서울시 자원순환과, 마포구 청소과 직원들이 폐비닐 등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11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서 서울시 자원순환과, 마포구 청소과 직원들이 폐비닐 등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환경부, 8개 업체와 협약
향후 추가 先매입도 논의

전체 적체량의 30% 불과
수거 거부사태도 이어져
‘쓰레기 대란’해소 미지수


국내 주요 제지업체들이 ‘재활용 쓰레기 수거 거부 사태’를 해소하고자 수도권 일대에 적체된 폐지 2만7000t을 사들이기로 했다. 제지업체들은 보통 필요한 물량을 그때그때 사들이지만, 수익성이 떨어져 ‘갈 곳을 잃은 폐지’를 정부가 우선 사들여 수거 거부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일선 아파트 등 많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수거 거부 사태가 이어지고 있고,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오히려 수거 거부에 들어가는 등 사태가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1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내 8개 제지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국산 폐지 선매입 및 비축사업’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참여한 제지업체는 고려제지, 신대양제지, 신풍제지, 아세아제지, 아진피앤피, 태림페이퍼, 한국수출포장, 한솔제지 등 8개 업체다. 참여 제지업체는 폐지 압축 업계의 재고 적체를 줄이기 위해 최소 2만7000t 이상의 국산폐지(폐 골판지)를 선매입하고, 추가 폐지물량 선매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업체별 매입 물량은 폐 골판지 사용 규모, 기업 여건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정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에 선매입하기로 한 물량은 전체 적체 물량의 30% 수준”이라며 “당장 적체 물량을 모두 해소할 수는 없겠지만, 향후 추가 매입 등을 논의해 시장 안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참여 제지업체가 선매입한 국산 폐지의 보관장소를 최대 3개월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선매입하면서 발생하는 물류비 등 추가 비용 중 일부도 환경부가 지원해 줄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번 조치로 국내 물량적체 해소 시점이 앞당겨져 가격 정상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지난 1월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함에 따라 질 좋은 외국산 폐지들이 국내로 대거 수입돼 국산 폐지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촉발됐다. 그동안 재활용 수거 업체들의 수익이 돼 왔던 폐지 가격이 30% 이상 떨어지면서, 수거 업체들이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수거하던 폐비닐·스티로폼 등을 가져가지 않으면서 사태가 확대됐다. 이 때문에 쓰레기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폐지 업체들의 판매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환경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쓰레기 대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아직도 300여 아파트 단지에서 정상 수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천의 8개 구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수거 업체들과 협상을 하는 사이 적체된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또 부산·대전·울산·충남·전남 등에서도 수거를 거부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환경부는 지자체들이 아파트와 수거 업체 간 계약 조정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협의가 지연될 경우 지자체가 직접 수거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