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직장인들>“실패해도 賞 준다”… SK하이닉스의 파격 실험

‘좋았을 컬’경진대회 화제
R&D 실패 경험도 자산化
DB 구축해 혁신 기반으로

“연구·개발(R&D) 실패 사례도 상을 준다.”

SK하이닉스가 실패를 혁신의 기반으로 삼아 반도체 기술 한계 극복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좋았을 컬’ 경진대회(사진)를 12일 오후 경기 이천시 본사에서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컬’은 ‘문화’를 뜻하는 컬처(Culture)에서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이번 공모전은 R&D 과정에서 생긴 실패 경험도 자산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올해 처음 시행됐다. 지금은 알고 있으나 과거에는 몰랐던 기술, 참신한 아이디어가 제품 개발 등에 적용되지 못했던 실패 사례, 당시에는 몰랐으나 나중에 실패 이유를 알게 된 사례 등을 공모 대상으로 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진행된 공모전에서 과거 사례 약 250여 건이 등록됐다. 내용은 △반도체 설계·소자·공정 △라인·장비 운영, 환경·안전·보건 △분석·시뮬레이션 △전략·기획 등 R&D와 관련한 모든 분야가 망라됐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공모전 이후 실패 사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이를 R&D에 적용하기로 하고 매년 공모전을 열기로 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원가 및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과감한 시도가 밑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우수 사례 4건에 대해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을 열었다.

박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혁신적인 반도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는 집단지성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이 핵심”이라며 “임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개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솔직한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공모전을 임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존중받는 ‘왁자지껄 문화’의 일환으로 확산해 실패를 분석하고 이를 혁신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문화적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보자”고 당부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