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 찾아야 열정 회복 가능
건강한 자극이 될 동료 필요
흥미있는 일에 계속 가치부여
대화 통해서 열정 점검해가야
“작은 일로 실망하거나 실패를 경험하면 무기력이 학습되는 경우도 있다. 능력 탓, 환경 탓을 하기보다는 무기력에서 벗어나 열정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는 노력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조범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13일 이른바 ‘번아웃(Burnout·심리·정신적 고갈 상태)’을 호소하며 무기력에 빠진 직장인들에게 극복요령을 담은 이색보고서를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보고서는 우선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한다. 이른바 ‘핏(Fit)’이 맞아야 일할 맛도 오래간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라는 ‘공자’ 옹야편(雍也篇)의 한 구절을 소개했다.
서로에게 건강한 자극이 될 수 있는 동료이자 경쟁자인 ‘프레너미(Frenemy)’를 찾는 것도 일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프레너미는 프렌드(Friend·친구)와 에너미(Enemy·적)의 합성어로 함께 성장하는 동료인 동시에 경쟁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상하관계라기보다는 수평적인 관계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긍정적인 자극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다는 것이다.
적성에 맞고 흥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노력 역시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서는 “일도 옷을 만드는 것처럼 ‘재단(裁斷)’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먼저 업무의 범위를 정하고, 긴급도와 중요도에 따라 실행 계획과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한 뼘 전진을 위한 목표와 실천’이 무기력을 열정으로 바꿀 수 있는 터닝포인트(전환점)라고 강조했다. ‘업무에서 조금이라도 전진(Progress)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직장인들은 가장 크게 동기부여가 된다’는 하버드대 연구결과도 인용했다.
선배나 상사와의 대화를 통해 꾸준히 자신의 열정을 점검해 보라는 조언도 했다. 자기 시각과 생각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강요와 심리적 압박에 의해 형성된 열정을 경계했다.
조 연구위원은 “강요나 보이지 않는 심리적 압박 때문에 형성된 열정은 무언가에 대한 집착이나 중독의 형태로 나타나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을 병들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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