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출신의 거장 영화감독 밀로시 포르만이 미국에서 타계했다. 향년 86세.

15일 AFP 통신에 따르면 포르만 감독이 13일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가족과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1932년 체코에서 태어난 포르만 감독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부모를 잃었고 이후 친척 집에서 성장했다. 체코 프라하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고, 자국 내에서 활동하며 1960년대 체코의 우울한 사회상을 작품에서 보여주던 포르만 감독은 민주화운동 ‘프라하의 봄’이 발생하자 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에서도 왕성한 영화활동을 벌였던 포르만 감독은 1975년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로 유명 감독으로 부상했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1976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색상의 주요 5개 부문을 모두 수상했다. 그는 1985년 고향인 체코에서 촬영했던 ‘아마데우스’로 다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하며 거장 감독으로의 입지를 다졌다. 포르만 감독은 1997년에는 성인잡지 허슬러의 창간자 래리 플랜트를 주인공으로 한 ‘래리 플랜트’로 칸 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포르만 감독은 ‘발몽’ ‘맨 온 더 문’ ‘고야의 유령’ 등을 통해 다양한 작품세계를 보여줬다. ‘래리 플랜트’의 주연배우였던 우디 해럴슨은 “위대한 영화감독이자 좋은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함께 공연했던 짐 캐리, 데니 드 비토 등도 SNS를 통해 그를 추모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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