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파사트 GT’

폭스바겐은 2월 초 1년 8개월 만에 한국시장 복귀를 선언하면서 ‘파사트 GT’를 첫 복귀작으로 선택하고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중형세단 시장을 정조준했다. 파사트 GT는 골프보다 1년 앞서 1973년 세상에 등장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판매 2200만 대를 기록 중인 폭스바겐의 간판이다.

외관은 간결한 직선을 강조하는 폭스바겐의 디자인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는 수평으로 이어져 더 넓고 낮아 보이게 한다. 범퍼 위치 또한 전 세대보다 낮아져 당당하면서도 공격적인 느낌을 완성한다. 실내는 신규 MQB 플랫폼(차체 뼈대)의 길어진 휠베이스(앞·뒷바퀴 간 거리) 덕에 기존 모델보다 넓어진 데다 수평으로 펼쳐진 대시보드(운전석과 조수석 전면 부분)로 인해 더 넓어 보인다. 여기에 큼지막한 디스플레이와 고급 우드(목재) 패널 사용 등으로 세련미를 높였다.

시동을 걸자 낮고 묵직한 엔진음과 함께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d의 2.0 TDI 터보 디젤 엔진이 깨어났다. 가속페달을 밟자 시속 30㎞ 언저리에서 약간 멈칫거리는 듯싶더니 이내 거침없이 속도계 바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교통량이 적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속도를 올리자 그야말로 매끄러우면서도 막힘 없는 직진 가속감을 보여줬다.

승차감도 나무랄 데 없다. 잘 잡힌 균형, 단단한 하체 덕에 어지간한 급코너에서도 운전대를 돌리는 대로 차선을 놓치는 일 없이 돌아나갔다. 서스펜션(현가장치)은 단단하면서도 여유 있게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받아넘겨 승차감 역시 나무랄 데 없다. 앞차와 간격을 유지한 채 정속 주행하는 트래픽 잼 어시스트를 비롯해 보행자 모니터링, 도심 긴급 제동, 차선 유지 보조 등 안전·편의사양도 대거 탑재됐다. 공인연비 역시 ℓ당 15.1㎞로 수준급이다. 하지만 4320만~5290만 원에 달하는 가격은 살짝 부담스럽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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