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마리너경 덕분에…”
“(앨범을 같이 녹음하던) 네빌 마리너 경이 2016년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을 때 충격 때문에 앨범 작업이 한동안 완전히 중단됐어요.… 앨범이 나온 지금은 선생님이 들어도 흡족해하실 것 같아요. 특히 환상곡은 선생님을 위해 일부러 녹음한 거니까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피아니스트 손열음(32·사진)이 영국의 거장 지휘자 네빌 마리너(1924∼2016)가 생전 마지막으로 녹음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실린 앨범으로 돌아왔다. 2년 만의 공식 앨범 ‘모차르트’ 발매를 앞두고 16일 서울 서초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손열음은 “이 음악이 세상에 나온 것 자체가 감격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아마데우스’ 음악감독이자 모차르트 연주의 대가로 꼽히는 마리너는 2016년 4월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가 협연자인 손열음을 처음 만났다. “그날 제가 모차르트 곡을 연주했는데 마리너 경이 ‘네가 모차르트를 그렇게 좋아하고 잘하고 싶으면 협주곡이 27개나 되니 지금부터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했어요. 지금 시작해도 30세인 제가 50대는 돼야 끝나는 작업이라면서요.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는데, ‘당장 시작하자’는 답이 돌아왔어요.” 두 달 후 영국 런던에서 이들은 21번을 녹음했지만 마리너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원래 함께 수록하려고 했던 협주곡 8번 대신 소나타 K.330, 변주곡 K.264, 환상곡 K.475를 추가해 앨범을 구성했다.
마리너와의 인연을 차치하고서라도 손열음에게 모차르트는 늘 각별한 의미를 지닌 작곡가다. “모차르트 음악이 하나의 단면을 묘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항상 다면적이고,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모차르트의 음악은 아무리 짧아도 오페라 같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도 마무리는 천의무봉(天衣無縫)처럼 완벽해서, 그 탁월한 미학 때문에 모차르트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손열음은 오는 10월부터 서울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등 10여 개 도시를 돌며 모차르트 레퍼토리를 들려줄 계획이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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