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를 그리면서 그림에 빠졌고, 물레를 차면서 흙을 사랑했고, 도자기를 구우면서 불 앞에 섰습니다. 수묵화에서의 스밈과 번짐, 농담과 필력, 발묵과 파묵이 도자회화 작품에 재현되는 순간, 큰 기쁨을 느낍니다.” 흙과 불이 만들어 내는 도자회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 대중과의 소통을 꾀하고 있는 오만철 작가의 개인전이 30일까지 강남에 위치한 아트린갤러리(A+ & Lynn, 02-544-2639)에서 열린다. 갤러리에는 크게 두 종류의 작품이 전시된다.

첫 번째는 반추(反芻)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이는 세계적으로 이미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은 달 항아리를 백자 도판 위에 저부조의 형식과 정제된 우리 고유의 색과 독창성으로 흙과 불의 회화라는 고난도의 실험 정신으로 재현한 것이다. 두 번째는 추운 겨울 세 벗이라는 세한삼우(歲寒三友) 및 자작나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그 어느 도예가도 풀어내지 못한 공예 장르의 한계를 평면 백자도판에 1330도라는 고온의 불세례를 더해 우리 전통 수묵화와 도자기의 합작품으로 탄생한 도자회화다.

“대학(홍익대 미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후 매일매일 흙덩이를 주무르고 만지고 물레를 차면서 수묵화를 도판에 담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 왔지만, 도자기라는 한정된 형태의 작품 속에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그즈음 일찍이 한나라 때부터 발달한 중국 도자기의 도시인 장시(江南)성의 징더전(景德鎭)으로 가면서 그 해답을 찾아냈습니다.” 송대 이래 중국 도자기를 세계적인 명품으로 인정받게 한 징더전은 천혜의 도자기 원료 산지다. 오 작가는 징더전에 작업실을 마련, 평소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작업 중이다. 오만철 작가의 달항아리와 도자회화 작품은 올해 5월에 열리는 영국 런던의 공예주간(Crafts Week)과 10월 어포더블 아트페어 기간 중 영국 갤러리에서 소개된다. 10월 11일부터 31일까지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바로 앞에 위치한 한컬렉션에서도 초대전이 열린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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