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국민의당? MB세력”
중요시기마다 비방 다수 게시
바른미래당이 17일 검찰에 제출한 수사의뢰서에 따르면 김모(49·필명 드루킹) 씨가 지난 2012년부터 2017년 4월까지 인터넷에 올린 글에는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상대 정치인에 대해 허위사실을 생산·유포하는 글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바른미래당은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가 하위 조직에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비방행위를 주문했다고 보고, 이번 사건이 당시 안 후보를 향한 조직적인 네거티브 공세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드루킹은 특히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해 왜곡된 글을 많이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안 인재영입위원장이 지난 2012년 18대 대선부터 지난해 19대 대선에 이르기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줄곧 정치적으로 경쟁해 온 관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바른미래당이 입수한 2017년 민주당 대선캠프 대외비 문서에 따르면, 캠프 전략본부는 각 지역위원장들에게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도록 하달한 것으로 돼 있다. 안 후보에 대해 ‘불안’ ‘미흡’ ‘갑질’ 등의 프레임에서 공세를 강화하도록 지시했고, 특히 SNS를 적극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 대선캠프가 ‘안철수가 깨끗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깝철수’라는 식의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가도록 구체적인 예시까지 들어가며 지침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이 시기 드루킹도 적극적으로 안 후보 때리기에 나섰다. 드루킹이 19대 대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2017년 4월 11일 인터넷에 올린 ‘지금이야말로 반격의 때다-MB(이명박)세력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릴 때가 됐다’는 제목의 글을 보면 “사실 국민의당이라고 쓰지만, 읽기는 내각제 야합세력, MB(이명박)세력이다. 친박(친박근혜)세력은 자유한국당의 홍준표가 붙들고 있는 셈이고, MB네는 호남 토호들인 동교동과 손잡고 국민의당에서 안철수를 주자로 내세웠으니 MB세력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돼 있다. 드루킹은 같은 해 1월에 올린 글에서도 “안철수, 박경철, 윤여준 등이 모두 MB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하는가 하면 2016년 1월에는 국민의당 창당과 관련해 “안철수의 신당? 천만에 MB의 신당이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키운 인물이며, 정치적으로 이 전 대통령에게 예속돼 있다는 등의 글을 수차례 게재하며 소위 ‘MB 아바타론’을 지속적으로 유포한 것이다. 안 위원장에 대한 비난은 2012년부터 계속됐다. 드루킹은 2012년 10월 ‘안철수의 이원집정부제로 부활을 노리는 MB’라는 글을 통해 “안철수는 부드러운 얼굴 가죽을 뒤집어쓴 이명박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는 애당초 박근혜의 대항마를 발굴해내려고 애썼다. 그게 안철수다”는 글을 남겼다.
박효목·이은지 기자 soarup624@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