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도 “굉장히 좋은 생각”
‘비핵화’는 美와도 조율할 문제
‘北체제안전 보장’도 美역할 커
NLL·개성공단 등 의제서 제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릴 정상회담에서 ‘남북 군사 대결 종식’을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은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구호에 걸맞게 남북 간에 평화 정착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북측에 제안한 △비핵화 △평화 정착 △남북관계 진전 등 정상회담 3대 의제 가운데 미국과의 선(先)조율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의제가 평화 정착을 위한 군사 긴장 완화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인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특징은 5∼6월에 개최될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디딤돌이자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회담의 초점이 ‘비핵화’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비핵화 문제는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과의 구체적인 조율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원칙적이고 추상적인 합의를 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안보 당국 관계자는 “북한이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원하는 ‘체제안전 보장’ 등 조치는 미국이 제공할 수 있고 따라서 미·북 간 조율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문 대통령과 정부로서는 비핵화와 관한 한 미국에 ‘양보’할 사안과 남북 합의의 ‘성과’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은 평화 정착을 위한 ‘손에 잡히는 성과’로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와 대결 종식 선언을 추진하는 것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 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남북이 정상회담 선언문에 공개적으로 담을 수 있는 내용이 ‘남북 군사 대결 종식 선언’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흐름에서 구체적인 이행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비무장지대(DMZ) 원상회복과 DMZ 내 감시초소(GP) 철수 등이다. 이 방안을 보고받은 문 대통령도 “굉장히 좋은 생각”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 때에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DMZ 원상회복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27 정상회담 선언문’에는 이밖에 내년에 2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평화 구역화 문제는 논란을 부르고 시간이 걸리는 문제여서 이번에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평화체제 문제는 비핵화의 보상 차원에서 미·북 간에 집중 논의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관광 재개 등 경협 관련 역시 국제사회의 제재와 맞물려 미국과의 협상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의제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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