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과다사고 사기 ‘73.2%’
1인당 사기액 평균 870만원
20·60代 비경제인구 사기 ↑

“범죄 행위라는 인식 부족해”


지난해 국내에서 보험사기를 저지르다 적발된 금액이 73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고 금액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활동 적령기가 아닌 20대와 60대 이상의 고령층 보험사기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연간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73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 역대 최대였던 2016년 7185억 원보다 117억 원(1.6%) 더 늘어난 것이다. 적발 인원은 총 8만3535명으로 전년에 비해 523명(0.6%) 증가했고 1인당 평균 사기 금액은 870만 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지난해엔 대통령 선거 실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입원 적정성 심사 지연 등으로 보험사기 수사 여건이 악화했는데도 불구하고 적발 금액이 사상 최대였다”며 “과다 입원·피해 과장이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허위 입원이나 보험사고 내용 조작 등 허위·과다사고 관련한 사기가 전체의 73.2%(5345억 원)로 가장 많았다. 자동차보험 피해과장도 7.4%(542억 원)로 전년 대비 11.7% 늘어났다.

살인·자살·방화·고의충돌 등 고의로 사고를 유발하는 형태는 12.2%(891억 원)로 전년 대비 26.7% 감소했다. 보험 종목으로 구분하면 손해보험 관련 보험사기가 전체 적발금액의 90.0%(6574억 원)였으며, 생명보험이 10.0%(728억 원) 수준이었다.

허위·과다 입원 유형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장기손해보험의 적발규모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절반이 넘던 자동차보험 사기비중은 블랙박스나 CCTV 설치 등 사회적 감시망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43.9%까지 떨어졌다.

보험사기 적발자를 연령별로 보면 경제활동 적령기인 30∼50대는 68.5%로 전년보다 1.4%포인트 줄었지만 20대(14.4%→15.5%)와 60대 이상(13.9%→14.5%)은 비중이 늘었다.

직업별로 보면 병원 종사자(1086명→1408명)와 정비업소 종사자(907명→1022명)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또 무직·일용직의 보험사기는 감소했지만 회사원의 보험사기는 22.6% 증가했다.

A 병원의 경우 입원이 불필요한 환자들에게 실손의료보험으로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 등 고가의 진료비를 충당하고, 허위로 도수치료 확인서를 발급하는 형태로 7억4000만 원을 편취했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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