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가난했던 데뷔 시절 등
살아온 얘기를 토해놓은 것”
“살아온 얘기를 풀어놓았다기보다는 토해놓았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TV 동물농장’ ‘무릎팍도사’의 성우 안지환(사진)이 자전적 에세이를 출간했다. ‘마부작침(磨斧作針)’(코스모스하우스)이라는 사자성어가 제목으로 붙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 끊임없이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에세이에는 1993년 MBC 공채 11기 성우로 출발해 지난 25년간 5000여 편에 출연한 베테랑 성우이자 한 가정의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삶이 담겨 있다. 보증금 120만 원에 월세 12만 원짜리 집에서 힘들게 건너온 20대를 회상하는 대목은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성우 초년병 시절, 차비가 없어 여의도에서 목동 달동네 집까지 걸어간 적도 여러 번이었다. 동기들이 한 장에 1500원 하는 식권 10장을 사준 적도 있다. 그때도 불행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그저 가난은 불편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낙천적이면서도 유머 넘치는 성격의 그가 책을 쓴다고 했을 때 가장 걱정했던 이는 그의 아내이자 성우 선배인 정미연 씨다. 정 씨는 늘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방송계 유명인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터라 “그분들에게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신경 쓰라”는 의미였다. 안지환은 “막상 서점에 책이 깔리고 보니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 건가 하는 두려움과 함께 출판사야 어찌 되든 사람들이 책을 안 사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며 부담감을 털어놨다.
가족에 대한 애틋한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평소 ‘딸바보’ 소리를 듣는다는 안지환은 걸그룹 멜로디데이 예인의 아빠다. 그는 “올해 쉰 살이 된 지금도 꿈은 신인배우상을 받는 것이다. 만약 연극영화를 전공한 딸이 먼저 신인상을 받으면 축하하면서도 한편으론 질투가 날 것 같다”고 웃었다.
안지환은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자신의 묘지명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고 적었다는데, 나는 나중에 ‘이것저것 안 해본 것 없는데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적을 것 같다”며 지치지 않는 에너지와 도전 정신을 보여줬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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