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의 감초’ 멸치를 최근 아일랜드(아이리시 뉴스 4월 6일 자)와 캐나다(‘글로브 앤 메일’, 4월 6일 자) 신문이 각각 파킨슨병 예방 식품, 염증을 없애는 식품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아일랜드 신문은 “멸치·고등어·청어·정어리·연어·송어 등을 매주 두 번 이상 섭취하면 그 속에 포함된 오메가-3 지방이 뇌 건강 유지를 도울 것”, 캐나다 신문은 “멸치·연어·정어리·송어 등 지방이 많은 생선을 주 2회 이상 먹으면 DHA·EPA 등 오메가-3 지방이 항(抗)염증 효과를 나타내 암 예방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외신이 예찬한 멸치는 우리 국민에게도 친숙한 생선이다. ‘봄 멸치, 가을 전어’ 등 먹거리 속담도 있다. 멸치는 봄, 전어는 가을이 제철이어서 이 시기에 먹어야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해양수산부가 최근 메기와 함께 멸치를 ‘이달의 수산물’로 선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엄밀히 말하면 멸치는 잡히는 시기에 따라 ‘봄멸’과 ‘가을멸’로 나뉜다. 봄멸은 대개 3월 중순∼5월 중순에 산란을 위해 우리나라 연근해로 몰려온다. 가을멸은 9∼12월에 주로 잡힌다. 곤쟁이(작은 새우)를 잡아먹는 봄멸은 부드러워서 생(회)으로 먹어도 맛있고 젓갈용으로도 적당하다. 굵고 살이 억센 가을멸은 멸치액젓·찌개·구이 요리에 알맞다.

멸치 산지로 유명한 부산 기장의 멸치는 주로 봄멸이다. 기장 앞바다는 동해와 남해의 경계수역으로 한류와 난류가 만나고 물살이 세 멸치의 활동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명도 짧다. 한해살이로 알려져 있지만 2년까진 산다. 성질 까칠한 것으로 치면 생선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물 밖으로 나오면 바로 죽을 만큼 성질이 급하다. ‘멸치도 창자가 있다’는 속담은 멸치의 초미니 사이즈와 성마른 성질을 함께 나타내는 중의(重義)적 표현이다.

바다에서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것도 특징이다. 작고 힘없는 존재여서 대가족을 이뤄야 알을 많이 낳고, 빠르게 성숙해야 종(種)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 ‘뭉치는’ 것은 종족 보전 본능인 셈이다. 어민은 이를 역이용한다.

밝은 데를 밝히는 특성도 자신을 위태롭게 하는 ‘약점’이 된다. 어민은 불빛을 향해 돌진하는 주광성(走光性)을 십분 이용해 멸치를 유인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엔 “밤에 어부는 불을 밝혀 멸치를 유인한 뒤 그물로 떠올린다”는 대목이 나온다.

한 젓가락에도 여러 마리가 잡히는 멸치는 통째로 먹을 수 있다. 한방에선 멸치·전어 등 머리부터 내장까지 한입에 먹을 수 있는 생선을 관절 건강에 이로운 식품으로 친다. 콜라겐을 몽땅 섭취할 수 있어서다. 흔히 ‘똥’이라 불리는 검은 부위는 멸치의 내장이다. 쌉쌀한 맛이 나긴 하지만 칼슘 등 영양이 풍부하므로 함께 먹는 것이 이익이다.

영양적으론 칼슘·칼륨·오메가-3 지방(EPA·DHA 등)이 풍부한 식품이다. 특히 칼슘 함량이 100g당 509㎎(생것 기준)으로 ‘칼슘의 왕’이라 불리는 우유(105㎎)보다 훨씬 높다. 일반적으로 멸치가 클수록 칼슘 함량이 높다.

칼슘은 뼈·치아 건강과 골다공증·골절 예방에 유용하다. 부족하면 불안·짜증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어린이·폐경 여성·노인에게 굵은 멸치를 잘 우려내 국이나 찌개로 섭취할 것을 권장하는 것은 칼슘 때문이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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