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연휴 기간에 맞춰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축제가 열린다. 가정의 달, 가족과 함께 즐기는 축제라면 ‘몸을 던져 노는’ 축제가 최고다. 흙을 주무르며 즐기는 울산 옹기축제와 문경 찻사발축제가 바로 그런 축제다. 이 두 축제는 규모가 제법 커서 참여형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부대 행사도 충실하다. 다채로운 문화공연도 축제 기간 내내 펼쳐진다. 가족 모두가 흥겹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축제다. 두 축제의 특징과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울산 울주군 온양읍에서 열리는 울산옹기축제는 흙 체험부터 시연, 전시, 공연, 옹기판매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올해엔 흙 놀이터 미끄럼틀 신설 마을지형 활용한 워터슬라이드도
울산은 대표적인 공업 도시지만 울산이 생산하는 건 화학제품이나 기계뿐만은 아니다. 전국에서 유통되는 옹기의 절반 이상이 울산에서 만들어진다. 울산 울주군 온양읍에는 국내 최대 옹기 집산촌인 외고산 옹기마을이 있다.
외고산 옹기마을은 1950년대 경북 영덕 오천리에서 옹기점을 하던 허덕만 씨가 기존의 이른바 ‘대포가마(통가마)’의 단점을 개량한 ‘칸가마’를 개발해 보급하러 다니던 중 교통이 편리하고 흙의 질과 입지조건이 좋은 이곳에 옹기점을 들인 것이 시초가 됐다. 한국전쟁 직후 부산을 비롯한 남부지방에 피란민이 몰려 있어 옹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무렵이었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마을에 옹기점만 10개에 이르렀고 400여 명이 이곳에서 옹기를 빚거나 파는 일에 종사했다. 이때 만들어진 옹기가마 14기 중 9기가 아직 남아 있다.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오는 5월 4일부터 7일까지 울산 옹기축제가 열린다. 올해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도붓장수 옹기장날’이다. 외고산 옹기를 팔기 위해 전국의 도붓장수들이 모여드는 광경이 퍼레이드를 이루고, 이들이 자연스럽게 옹기를 사고팔며 떠들썩하게 노는 장날로 이어지는 과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도붓장수들이 연출하는 퍼레이드는 관람객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참여형으로 진행돼 재미를 더하게 된다. 또 장날 프로그램은 옹기장터, 옹기주막, 옹기경매, 놀이마당 등으로 흥겹게 구성된다.
관람객들이 직접 흙을 만지고 밟고 놀 수 있도록 해 지난해 축제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옹기 장난촌’에는 올해 흙 놀이터 미끄럼틀을 추가했으며 시간대별 이벤트까지 마련해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옹기마을의 지형을 십분 활용한 워터 슬라이드는 올해 처음 선보이는 시설이다. 옹기 가마촌에서는 옹기를 구워내는 가마를 활용한 먹거리 체험도 진행한다.
울산의 무형문화재 장인들이 전통방식으로 옹기를 빚는 모습을 보여주는 옹기장인 시연관도 운영된다. 또 옹기박물관에서는 동아시아 도기 특별전과 대한민국 옹기공모전 입상작 전시회도 열린다.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프로그램도 풍성하다. 나만의 옹기 만들기, 옹기에 그림 그리기, 옹기 발효음식 담그기, 옹기다례 체험, 옹기물레 체험, 옹기다육심기 등 옹기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옹기종기 어린이 합창제, 옹기종기 퍼포먼스 라이브 쇼, 옹기 버스킹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마련된다. 울산 옹기축제추진위원회 052-227-4961
경북 문경의 찻사발축제는 막사발 도예의 전통을 보여주는 축제다. 사진은 진흙을 이겨 만든 망댕이 가마에 찻사발을 넣는 모습.
사기장의 하루 등 문화체험 다양 경매 통해 찻사발 값싸게 구입도
경북 문경은 찻사발로 이름난 곳이다. 영남대로의 관문이었던 문경은 교통의 요지였던데다 도자기 굽기에 좋은 흙과 풍부한 땔감이 있어 일찌감치 도공들이 많이 모여들었고, 가마터도 발달했다. 과거 서민들이 썼던 사발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저 쉽게 만들어 쓰던 평범한 것이었다. 뒷산의 흙을 캐서 사발을 만들고 화로에서 가져온 재를 유약으로 썼다. 물레는 중심이 헐렁했고, 가마도 보잘것없었다. 그랬으니 사발은 값이 쌌다. 그럼에도 사발은 무덤덤하면서도 무심하게 드러내는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꾸밈없는 소박한 미감은 보면 볼수록 마음을 붙잡았다.
그러나 공업화와 함께 수요가 급감하면서 문경 사발은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해외에서 크게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진흙으로 만든 망댕이 가마가 남아 있던 문경에는 도공들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했다. 문경 전통 찻사발축제는 이런 문경의 도자기 전통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됐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문경 전통 찻사발축제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서 열린다.
축제 20주년을 맞아 ‘20주년 기념관’ 기획전시가 마련되고, 20주년 유공 찻사발 명장들의 핸드프린팅 전시 등의 행사도 진행된다. 올해 스무 살이 된 입장객에게는 입장권을 면제해주는 20주년 기념 이벤트도 있다.
올해 축제에서는 흑을 소재로 한 체험장을 늘리고 관광객 편의시설을 확대했다. 또 가족과 연인을 위한 공연 프로그램을 대폭 늘렸다. 프린지 공연부터 역사 전문강사의 이야기 강연, 어린이날 코믹 저글링 공연, 벌룬 매직 공연 등이 새로 마련됐다. 축제 인기 프로그램인 한복 체험, 사기장의 하루 체험, 아름다운 찻자리 한마당, 찻사발 빚기, 찻사발 그림 그리기 등은 체험 참여자 수를 늘렸고, 유명 도예인 작품시연, 사기장이 들려주는 찻사발 이야기, 점촌 문화의 거리 발물레 시연 등은 시간을 확대했다.
올해 축제에서는 또 관람객들이 원하는 작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찻사발 경매를 활성화한다. 이를 위해 경매대상 작품 정보나 경매 일시, 장소를 미리 축제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한편 전문 경매사가 참여해 유쾌하게 경매를 이끌 계획이다. 축제가 열리는 문경새재 오픈세트장뿐만 아니라 점촌 문화의 거리에서도 경매를 진행해 축제장을 찾지 못하는 시민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축제장 입장료는 5000원. 입장료를 내면 2000원 상품교환권을 준다. 054-550-6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