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마태 프랑스 디종지방검찰청 검사장

프랑스와 한국은 9000㎞ 가까이 떨어져 있지만, 올해로 수교 132주년을 맞는다. 그 연륜만큼 두 나라 사이에는 여러 가지 유대 관계가 형성돼 있다. 특히, 양국은 법률체계는 달라도 민주주의의 가장 소중한 가치 중 하나인 기본권 보장을 위해 형사 절차의 적법성을 준수하면서 모든 종류의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공통된 과제를 가지고 있다. 실무상 수사의 효율성과 기본권 보장을 조화시키는 핵심적인 제도가 ‘검사’라는 점에서 양국의 사법체계는 비슷하다.

프랑스 헌법상 검사는 판사와 함께 사법기관을 구성하고, 사법관(magistrat)으로서 헌법에 따라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 1993년 8월 11일, 프랑스 헌법평의회도 ‘헌법 제66조에 근거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사법기관에는 판사와 검사가 모두 포함된다’고 함으로써 이 점을 확인한 바 있다.

프랑스 의회는 오래전부터 검사에게 사법경찰에 대한 지휘책임을 일임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 형사소송법 제12조는 ‘사법경찰권은 검사의 지휘 아래 사법경찰관 및 사법경찰리가 행사한다’, 같은 법 제41조는 ‘검사는 범죄의 수사 및 소추를 위해 필요한 일체의 처분을 하거나, 이를 행하게 한다. 이를 위해 검사는 사법경찰관 및 사법경찰리의 활동을 지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형사소송법 제41조 제3항은 기본권 보장을 위한 헌법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사법경찰이 자체적으로 보호유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검사가 개입해 절차의 적법성을 감독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6년 6월 3일 형사소송법 제39-3조를 신설해 ‘검사는 사실관계의 중요도와 본질, 수사의 방향과 수사의 난이도를 감안해 수사의 적절성과 사법경찰에 의해 실행되는 수사 방법의 적법성을 통제’하도록 했다.

이 모든 것은 검사가 수사의 주재자로서 국민의 권리 침해에 대항한 1차적 방어벽(premier rempart)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무적으로도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검사의 수사 통제는 수사의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이고, 이는 경험적으로 확인된다. 검사의 수사 통제는 절차의 적법성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고 절차가 무효로 되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파리 테러 사건에서 파리지방검찰청 검사가 사법경찰의 수사를 지휘하고 통제한 사례를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당시 검사의 수사지휘가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이 수사를 통해 검사의 개입이 수사의 본질적 요소이고 합법성을 보장해준다고 모두가 여기게 됐다.

프랑스에서 수사상 검사의 권한과 역할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석방구금판사가 압수수색, 보호유치의 연장, 통신감청, 구속과 같은 조치들의 적법성과 적합성을 심사하는 것처럼 검사도 다른 기관에 의해 통제를 받는다.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두 번째 보호장치를 둔 것이다.

프랑스 형사사법 실무는 검사의 사법경찰에 대한 지휘 감독을 강화하면서 검사의 결정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경우에 판사에 의한 검사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이중의 통제장치는 국민에게 이로운 것으로, 프랑스에서 검사에게 추가적인 권한과 임무를 부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프랑스처럼 수사, 특히 공중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행위의 적법성 판단에 있어 검사의 지휘와 통제가 필수적(essentiel)이라 여기고 있으며, 그 같은 검사의 역할은 확장 추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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