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김생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미투(Me Too)’ 사건으로 자진 하차하면서 방송 한 달 만에 위기를 맞았죠.
그때 이영자가 구원투수로 등장했습니다. 김생민이 매니저를 지극히 배려하는 모습으로 호감을 샀다면, 이영자는 배려는 하되 무척이나 까다로운 모습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업무의 특성상 대기시간이 많은 매니저에게 단골 맛집은 물론 그 음식을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추천하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한 맛집 선정,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생생한 묘사는 눈과 귀를 기분 좋게 자극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이영자가 설명하는 말만 들어도 마치 그 음식을 먹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죠. 그가 음식 하나를 맛보기 위해 일부러 행선지보다 먼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르는 모습은 ‘휴게소 맛집 리스트’로 떠올랐습니다. 뒤이어 ‘여의도 맛집’ ‘마포 맛집’, 맛집과 내비게이션을 결합한 ‘맛비게이션’ 등이 인기를 끌었죠. 네티즌들은 “미슐랭보다 깐깐한 입맛이 믿을 만하다”며 폭발적으로 환호했습니다.
이영자의 인기 돌풍은 제2의 전성기로 불릴 만합니다. 1990년대 최고 인기 개그우먼이었던 이영자는 자신의 뚱뚱한 이미지를 개그 소재로 활용했습니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에 서민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았습니다. 1994년 SBS ‘기쁜 우리 토요일’에서 엉뚱한 모델 홍진경과 나란히 출연해 웃음을 선사했던 게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2001년 돌연 다이어트를 선언하고 얼마 후 몰라보게 홀쭉해진 몸매로 복귀해 팬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어요. 이영자는 “운동을 해서 살을 뺐다”고 했고, 그의 다이어트 비디오는 불티난듯 팔렸습니다. 그러나 한 성형외과 의사가 “이영자가 지방흡입술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인기와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죠.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이미 시청자들의 마음이 돌아선 뒤였고, 그는 이후 한동안 방송을 쉬어야 했습니다. 방송 복귀 후에도 ‘지방흡입’은 철저히 금기어가 됐습니다.
그러나 그가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금기를 깨는 순간 전성시대가 돌아왔습니다. 솔직한 ‘먹방’으로 그동안의 비호감을 호감으로 바꿨죠. 이제 이영자는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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