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최고위 대화 확인
시기·장소 등 확정 초읽기
종전·日납북자도 의제될 듯
“논의 안되면 회담 안할수도”
협상실패땐 최대압박 ‘경고’
靑 “한미간 모든 정보 공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지난 1일 부활절 주말에 극비 방북,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면담한 것으로 17일 전해지면서 미·북 정상회담의 3대 현안인 시기·장소·의제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정상회담 시기로 6월 초를 유력하게 거론하면서 회담 장소·의제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미·북 정상회담 일정 확정이 거의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북 간 최고위급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데에서 1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북한과 지극히 높은 레벨들(at extremely high levels)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혀 미·북 간 최고위급에서 비핵화 의제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에도 “김 위원장을 존중할 것이며, 북한 비핵화에 관한 합의를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미·북 간 접촉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진 미 측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보도가 한때 있었지만, 실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 측 고위 인사가 김 위원장과 직접 얘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김정은’ 직접 대화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폼페이오 지명자 방북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폼페이오 지명자의 방북은 확인해 드리기 적절치 않다”며 “다만 한·미 간에는 모든 정보를 공유하면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지난 3일로 예정됐던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 관람 일정을 1일로 갑자기 앞당긴 것도 폼페이오 지명자 면담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내 “4월 초 정치일정이 복잡해 시간을 내지 못할 것 같아 오늘 늦더라도 공연을 보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폼페이오 지명자가 미·북 정상회담의 시기·장소·의제에 대해 개괄적인 합의를 이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폼페이오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 특사 자격이었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미·북은 이 면담에서 시기·장소는 대략 가닥을 잡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정상회담 시기·장소를 6월 초, 미국을 제외한 5곳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데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또 미 측에서 북한 비핵화와 함께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 3명 석방, 일본인 납북자 문제 등을 의제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한국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축복한다”고 밝힌 만큼, 북측에 정전협정 논의를 ‘당근’으로 제안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을 것이라는 외교가의 관측이 지배적이다. 폼페이오 지명자가 방북 이후인 지난 12일 열린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비핵화를 위한 조건을 적절하게 설정할 수 있다는 데 매우 낙관적”이라고 밝힌 것도 김 위원장과의 논의에 진전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북 간 비핵화 수위와 방식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해석차가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 속에서 ‘속전속결식’ 비핵화를 원하고 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18일까지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2020년 여름까지 북한 비핵화를 완료하는 로드맵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17일 전했다. 반면 북한은 2005년 9·19 공동성명과 유사한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원칙을 밝힌 상태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