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계좌추적 영장신청 안해
“수사 ABC 안지켜” 비판 자초

檢도 ‘추천조작’ 1건만 기소
추가조사 않고 수사지휘 안해


최근 검찰과 경찰의 이상한 행보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수사를 놓고 벌어진 일이다. 다른 사건에 대해 경쟁적으로 수사했던 양상과 달리 경찰에선 수사의 ABC가 무시되는가 하면, 검찰은 수사 지휘권을 행사할 의지마저 보이지 않는다. 정권의 예민한 부분이라는 수사 대상의 성격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라는 이해관계 현안까지 겹쳐 양측 모두 눈치 보기를 하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사건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원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의 조직적 댓글 추천 수 조작팀 운영 및 청와대에 대한 인사청탁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자 청와대와 여당을 등에 업고 수사권 조정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경찰이 정권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경찰은 김 씨 등을 대상으로 벌이는 수사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유독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 감싸기에는 적극적인 모습이다.

수사의 ‘ABC’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김 씨 등 3명을 지난 3월 22일 구속한 뒤에도 뒤늦게 댓글 조작 사무실 운영 경비의 출처와 배후를 입증할 계좌 추적에 나섰고, 통신 영장 신청은 구속 후 17일 만에 이뤄졌다. 압수물인 스마트폰 170여 개 중 133개는 검찰에 보냈다가 이상한 행태를 지적받은 뒤 돌려받았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이) 유리한 입장을 선점하려 정권 눈치 보기식 수사를 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태도는 ‘셀프 수사’를 불사하는 전 정권 관련 수사와는 전혀 다른 태도라는 평가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청 보안국의 댓글 공작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전날 서울청과 경기남부청을 압수 수색했다. 경찰은 군 사이버사령부의 ‘블랙펜 작전(악플러 색출)’에 경찰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자 3월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수사 지휘에 소극적인 검찰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혹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지만, 검찰은 추가 조사를 하거나 수사지휘 없이 경찰이 지난 3월 30일 송치한 ‘1월 17일 댓글 추천 수 조작’ 1건에 대해서만 기소했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검찰의 지휘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검찰도 굳이 나설 메리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환·김리안·김수민 기자 yom724@munhwa.com

관련기사

임정환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