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구속후 증거인멸 의혹도
압수 핸드폰 170대는 개통안돼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18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입한 박모(30) 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면서 관련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매크로는 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반복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댓글 조작 범죄 행위의 핵심 의혹 중 하나다.

이번 사건의 주범 김동원(49·필명 드루킹) 씨가 받는 혐의 중 가장 핵심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해 5월 대선을 전후한 댓글조작팀의 불법 선거운동이 확인될 전망이다.

경찰은 박 씨를 상대로 과거에도 매크로를 사용해 댓글 조작을 했는지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원으로 서유기라는 별명을 가진 박 씨는 김 씨의 지시를 받아 지난 1월 15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와 박 씨 등 5명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1월 17일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기사의 댓글 2개의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지난달 21일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를 압수수색할 당시 박 씨도 현장에 있었으나 증거인멸에 가담하지 않아 긴급 체포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경찰에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느릅나무 사무실을 출입하며 증거인멸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날 사정 당국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수작업 없이 인터넷 주소(IP)와 ID를 바꿔가며 같은 댓글에 추천 수를 늘릴 수 있다. 알고리즘 설정이 복잡할수록 가격대가 올라가기 때문에 수천만 원을 넘는 프로그램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잡한 알고리즘은 인터넷 포털 등 보안을 뚫기 위해 이용된다.

특히 김 씨 등 일당이 범행을 위해 사용한 스마트폰 170대는 개통이 되지 않은 스마트폰(공기계)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사 가입이 돼 있지 않은 공기계의 경우 롱텀에볼루션(LTE) 등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어렵지만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 이용은 가능하다. 물론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은 동일 IP에서 사용할 수 있는 ID 수를 막기 위해 같은 IP에서 일정 수 이상의 다른 ID 접속이 감지되면 ‘캡차’를 발동시켜 제한을 걸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씨 등이 이를 깨기 위해 ‘IP 변환기’가 깔린 여러 대의 스마트폰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정환·정유진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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