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서 제동걸어 안도했지만
법원 판결·본안 행정심판 남아
산업안전보건法 개정안도 변수
“법안 통과땐 영업비밀 새나가
2차전지 등 악영향 되풀이 우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공개에 제동이 걸렸지만,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당장 정보 공개는 막았더라도 몇 달 내에 법원과 정부 부처의 최종 판단을 받아야 하는 만큼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또 고용노동부가 제조업체의 영업기밀을 공개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 같은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유사한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돌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가 삼성전자의 정보공개 집행정지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고용부가 19일부터 이틀간 측정보고서를 공개하는 것은 보류됐다. 시한은 본안 행정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보고서의 내용이 핵심기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고용부는 그 부분을 자세히 살펴본 뒤 앞으로 어떤 수준까지 공개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산업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도 삼성전자의 측정보고서가 국가핵심기술을 일부 포함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측정보고서에는 반도체 공장 구조와 장비 배치, 화학물질 사용량 등이 담겨있다. 산업부의 판단은 법적 구속력은 없다. 다만, 행심위 본안 심사와 법원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로서는 한숨을 돌렸지만, 불씨는 곳곳에 남아있다. 정부 부처의 판단은 최종 결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행심위 본안 심판에서 공개 적법성 여부를 제대로 다퉈보겠다는 입장이다.

본안 심판은 사안이 복잡해 1~2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관측됐다. 수원지법에서는 삼성전자가 제기한 정보공개 취소 행정소송도 진행된다. 3심까지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최소 1~2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보 공개를 막기 위해 안전장치를 가까스로 걸어뒀지만, 최종 판단을 받기 전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고용부가 지난 2월 입법 예고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기업이 제조공정상 영업기밀이라고 판단하면 화학물질 정보를 기재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일단 공개되기를 꺼리는 핵심 정보도 고용부에 제출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2차 전지 분야에도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어 다들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기업들이 제 3자에게 영업 비밀이 유출될 상황에 상시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정진영 기자 kwon@munhwa.com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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