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조사단의 현장 진입 여부를 놓고 시리아·러시아와 미국·영국 간 진실 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현장 인근의 의료진들에게 조사에 응하거나 증거품 제출을 하지 말라는 협박까지 진행되면서 확실한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17일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과 국영 TV는 “OPCW 조사단이 다마스쿠스 동쪽 두마 지역으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보도가 사실일 경우 조사단은 다마스쿠스에 도착한 지 사흘 만에 현장에 접근하게 된다. 하지만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사나통신의 보도를 접한 뒤 “우리는 조사단이 두마에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혀 실제 진입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6일 영국 출신의 OPCW 한 조사단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정부의 통제로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현재 OPCW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OPCW 조사단의 두마 진입이 지연되자 서방 당국과 언론 매체는 러시아와 시리아가 현장에서 증거를 훼손·파기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시리아 측에서 현장 관계자 협박 등 지속적인 증거 은폐공작을 한 정황이 나오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가넴 타야라 국제의료기구보호연합(UOSSM) 국장은 “두마지역에서 활동하던 의료진들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 외부 인터뷰에 응하거나 증거 등을 외부인들에 전달할 경우 체포되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협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두마에서 화학공격 자체가 없었으며, 이번 의혹은 영국 정보기관의 조작극이라며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던 것처럼 현장을 조작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AFP통신은 러시아가 공개한 현장 조작 증거 사진이 영화 ‘레볼루션 맨’의 한 장면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