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렬 연세대 교수·경영학

지난 1∼3월 일자리를 잃고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이 역대 최다인 62만843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8만7876명보다 6.9% 많은 4만557명이 늘었다. 분기별 수급자 수를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 수치이기도 하다. 그리고 올해 1분기 실업급여 총액은 1조4946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2881억 원보다 16% 증가해 2064억9000만 원 늘었다.

이처럼 실업급여가 늘어난 주요 이유는, 경기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시 일용직 일자리가 18만 개 줄어든 데 있다고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사회안전망 확대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실업급여 수급자와 지급액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면서 실업급여 수급자 증가와 최저임금 인상과의 연관성을 일축했다. 피보험자 수의 전년 대비 증가는 2.3%에 불과하지만, 올해 실업급여 신청자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13.1% 늘었고, 실업급여 수급자도 8.3% 증가해 이런 정부 관계자의 설명은 한계가 있다.

실업 증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뿐만 아니라 산업 구조조정, 경기 불황 등 다양한 요인으로부터 비롯된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과 실업급여 수급자 증가 간의 관계를 규명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고용대란(大亂)’이란 관점에서 실업급여 수급자 최다라는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우선, 그동안 경기 불황,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대기업 중심의 실업 증가가 우리 사회의 악재로 등장했으나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임시 일용직 고용이 몰려있는 도소매와 숙박·음식점 취업자의 감소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실업이 만연해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현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고 있는 고용 창출 정책 대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이제는 역효과까지 나타나고 있어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향후 한국GM, STX조선해양과 같은 자동차·조선산업 등 각 분야의 구조조정은 대기업 실업은 물론 대기업에 의존하는 중견 및 중소기업의 실업 문제를 부채질하고 있다. 현재 겪고 있는 ‘고용대란’은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가속화할 것이고, 청년실업 문제가 가세하면서 우리 사회를 대혼란으로 빠뜨릴 수 있다. 따라서 실업급여 수급자 수는 물론 금액도 정부에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정부는 형식적인 고용 창출을 위한 일방적 재정 지원만을 고집하고 있다.

고용이 안정된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 중심의 인위적 고용 창출이 아니라, 기업 투자 중심의 시장으로부터의 고용 창출이 이뤄져야 한다. 시장 다이내믹스를 반영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토대로 한 경기 부양, 산업 구조조정 등을 동반하는 노동시장의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한 노조의 역할과 직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혁신적인 사고도 함께해야 한다.

세계 경제는 3.5% 성장을 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호황을 맞고 있으며, 그에 따라 선진국의 실업률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 평균 성장률도 따라가지 못하고 실업률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고용대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식적인 고용 창출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는 시장의 고용 창출 생태계를 하루빨리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이 세계 경기 호황을 타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 또한 재조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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