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도색 및 시설물 공사에서 입찰 담합행위를 한 건설업체와 불법 하도급을 받은 무등록 건설업자, 이를 눈감아준 동대표 등 90여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2년 3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약 5년간 113개 아파트 단지에서 발주한 170억 상당의 도색 및 시설물 공사와 관련 입찰담합을 통해 공사비를 부풀리거나 무등록 건설업자에게 불법 하도급을 주어 부실공사를 초래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정모(57) 씨 등 전문건설업체 임직원 52명과 무등록 건설업자 이모(59) 씨 등 13명을, 이를 방조한 대형 페인트 제조 회사 직원 이모(41)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건설업자로부터 총 1억200만 원을 받고 이를 눈감아준 혐의로 임모(77) 씨 등 동대표와 관리사무소 직원 19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 일당은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에서 수도권 일대 아파트 중 공사 예정인 곳을 찾아내 경쟁 업체에 도와달라는 식으로 입찰 담합을 벌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무등록 건설업자 이 씨 등은 건설업체 소속 직원인 것처럼 가짜 명함을 가지고 주요 공사에 대해 불법 하도급을 받은 뒤 더 낮은 가격에 다시 하도급을 주거나 인건비를 부풀리는 등의 방식으로 공사비의 약 5%에 달하는 부당 이익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 페인트 제조회사 직원 이 씨 등은 A 씨로부터 받은 견적서 상 상호를 속여 기재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제출함으로써 담합을 방조했다.

임 씨 등은 건설업자로부터 불법 사실을 눈감아 달라는 부정한 청탁과 함께 편의를 봐 달라는 명목으로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 씨 등이 무리하게 공사비를 아끼느라 공사 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줄을 타고 높은 곳에서 작업하던 중 떨어져 숨지는 일도 있었고, 부실공사의 피해를 아파트 주민들이 감당해야 했다”며 “입찰담합과 불법 하도급에 대한 지속적인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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