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7일 부인 리설주와 함께 중국 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면담·만찬을 한 뒤 배웅했다고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7일 부인 리설주와 함께 중국 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면담·만찬을 한 뒤 배웅했다고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北, 美비핵화 속도전에 부담
“美 주도 협상 막으려는 의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와 만난 이후 보여준 적극적인 대중(對中) 행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지명자가 건넨 미국 측의 비핵화 속도전 요구에 부담을 느낀 김 위원장이 중국을 협상 국면에 깊숙이 끌어들이는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18일 5박 6일 동안 평양 방문 일정을 소화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공개적으로만 5번 만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쑹 부장과 2번의 만찬과 2번의 접견을 했고, 쑹 부장과 함께 중국 발레단 공연 ‘붉은 여성중대’를 관람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는 중국 예술단 공연을 관람했고,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쑹 부장을 직접 영접·환송하는 등 가족도 총동원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쑹 부장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북했을 당시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귀국한 것과 180도 다른 국빈급 대우였다.

쑹 부장에 대한 파격적 환대는 폼페이오 지명자가 방북(3월 31일∼4월 1일)해 김 위원장과 미·북 정상회담을 사전 협의한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전략적 행보일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지명자의 방북을 직접 확인하면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비핵화를 달성할 경우 북한에는 밝은 길이 있다”고 밝혀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압박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미국은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6개월∼1년 내 비핵화를 완료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미·북 평화협정의 동시 진행)을 주장하는 중국과 박자를 맞추면서 중국을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는 카드로 사용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관련기사

김영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