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리현·임정우 커플

동갑내기 김리현(여·31)-임정우 커플은 20대 중반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던 둘에게 2년 전 느닷없이 시련이 찾아왔다. 리현 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것. 혼수상태에 빠진 리현 씨를 정우 씨는 성심껏 돌봤고, 리현 씨 건강이 회복됨에 따라 둘은 곧 결혼하기로 했다. 얼굴만 알던 초등학교 동창에서 부부가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_동창에서_연인으로

둘은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했지만, 같은 반이었던 적은 없다. 20대 중반 동창회에서 나눈 대화가 첫 대화다. 처음 주고받은 대화도 여러 사람 속에서 안부를 묻는 정도가 전부였다. 그날 이후 정우 씨가 먼저 리현 씨에게 연락했다.

“언제 한 번 만날 수 있을까?”

약속을 한 뒤 리현 씨는 정우 씨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기대가 컸다. 그러나 첫 모습은 실망이었다. 약속 장소에 나타난 정우 씨 모습이 처참(?)했단다.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에 얼굴은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만남이 있기 전 불의의 사고를 당해 불가피하게 수술을 했다고 한다.

정우 씨는 그런 와중에도 자리에 앉자마자 자기 PR을 시작했다. 장장 3시간 동안이나….

“정우가 ‘난 그동안 이렇게 살아온 사람이다’ ‘앞으로는 이런 일도 해보고 싶다’ 이런 얘기를 3시간 넘게 늘어놨어요. 자기가 ‘한결같은 사람’이라고 한참 강조하더라고요. 근데 이상하게도 ‘이 사람과 결혼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요. (웃음)”

리현 씨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설명하는 정우 씨 모습이 남자답고 멋져 보였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오랜만에 만나 갑작스럽게 연애를 시작하는 건 말 그대로 ‘오버’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리현 씨가 요가와 필라테스 강의로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돌아다녀야 했던 어느 날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벅찬 일정이었다. 그런데 정우 씨가 말도 없이 차를 떡하니 끌고 나타났다. 리현 씨의 일일 매니저를 자청한 것.

“강의가 끝나면 정우가 커피 한잔 사서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하루 7곳을 돌며 강의를 마쳤는데, 정우는 (도와줬으니) 밥 한번 사라는 그 쉬운 요구도 안 하더라고요.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도와주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이런 순수하고 믿음직스러운 남자라면 마지막 남자라 생각하고 만나도 되겠다고 생각했죠.”

#첫_만남_첫_약속_지켜준_나의_키다리_아저씨

둘 다 운동을 좋아하는 덕분에 헬스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리현 씨가 정우 씨 권유에 따라 피트니스 대회에 나갔는데, 뜻하지 않게 큰 상을 받았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같은 꿈과 목표를 그리게 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됐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리현 씨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다.

“헬스장에서 회원을 가르치다 갑자기 의식을 잃었어요. 다행히 당시 헬스장 회원 중 의사가 있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초기 조치를 잘했어요. 그런데도 한 달 동안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어요.”

리현 씨가 쓰러지고 나서 정우 씨는 매일 병실을 지켰다. 단둘이 처음 만났을 때 정우 씨가 말했던 것처럼 ‘한결같이’ 리현 씨 곁을 지켰다. 정우 씨는 리현 씨가 한 해 7개 대회를 준비하는 것을 말리지 못한 것을 자책하는 마음이 컸단다. 리현 씨는 차차 건강을 회복했고, 두 사람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정우는 저의 피트니스 스승이자, 남자친구, 그리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왜 ‘이 사람과 결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지 이제 조금은 알 거 같아요. 정우는 제 운명이라고 믿어요.”

sum-lab@naver.com


※해당 기사는 지난 한 주 사이 네이버 연애·결혼 주제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콘텐츠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더 많은 커플 이야기를 보시려면 모바일 인터넷 창에 naver.me/love를 입력해 네이버 연애·결혼판을 설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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