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이틀간의 정상 회담을 마치고 19일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의 연안경비대 밀수단속센터를 둘러본 뒤 현지 해군항공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이틀간의 정상 회담을 마치고 19일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의 연안경비대 밀수단속센터를 둘러본 뒤 현지 해군항공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오르고 있다.

- ‘北核폐기감시위원회’ 의미

안보리 회원 中·러 끌어들여
경제·군사적 제재 연계 가능
北도 함부로 판 깨기 힘들어
이라크·리비아·이란式 초월

美NSC 국장 “北압박 중단땐
비핵화 역사적 기회 놓칠 우려”
‘최대의 압박’ 유지 재차 강조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가 19일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기대를 표명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압박·제재 유지 의사도 재확인했다. 특히 백악관 등은 또다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원칙을 전일에 이어 거듭 언급하면서 “남북관계와 북핵 문제의 별개 진전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가 남북 및 미·북 회담의 최우선 의제라는 점을 재강조하는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북핵 사찰을 주관하는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착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드레아 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파괴무기·비확산담당 선임국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군축협회(ACA) 주최 세미나에서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선 것은 “계속되는 ‘최대의 압박’의 분명한 효과로, 조기에 압박을 중단하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역사적 기회를 놓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이는 미·북 정상회담을 “역사적 순간”이라고 규정하면서도 “북한 비핵화 때까지 최대의 압박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발언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제네바 대표부의 미국 군축담당 대사가 이날 “우리는 CVID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구체적 절차를 이행할 때까지 ‘최대의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우드 대사가 밝힌 대로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 절차’가 미·북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비핵화 방식이다. 미국은 포괄적 일괄타결을 통한 CVID식 ‘단기적 비핵화’,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내세우면서 이미 이견을 드러낸 상태다.

특히 세부적으로 양측이 가장 격돌할 지점은 북한 핵시설 사찰·검증 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도 이날 ACA 세미나에서 “미국에 비핵화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넘겨주고 사찰을 허용하는 것이지만, 북한에 비핵화란 미국의 한·일에 대한 핵우산 제거인 만큼 이게 회담의 진짜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994년 제네바 합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 등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강조해온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안보리 산하에 핵무기폐기감시위원회(가칭)를 설치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 보유 단계인 만큼 대량파괴무기(WMD) 보유 의혹을 받았던 이라크 방식이나 우라늄 농축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이란과는 다른 핵폐기 방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보리 산하에 핵무기폐기감시위를 두면 북한이 과거처럼 협정을 어길 경우 바로 강력한 경제적 군사적 제재를 논의할 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를 사찰에 참여시키고 북한의 행보에 따라 제재에 동의하도록 견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위원회에는 사찰 경험이 많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인력이 참여해 기초 사찰→핵무기 폐기→핵시설 폐기·폐쇄→불시 사찰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감시 및 감독하는 방안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도 공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북 정상회담뿐 아니라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가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남북관계가 비핵화와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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