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이병규(오른쪽 두번째) 문화일보 회장(한국신문협회장) 등 48개 중앙언론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이병규(오른쪽 두번째) 문화일보 회장(한국신문협회장) 등 48개 중앙언론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문가들 南北정상회담 조언

文, 언론사 사장간담회서 언급
과거 검증·제재해제 설계못해
이행 과정서 실패한 사례 많아

“北, 미군철수 문제 양보한 뒤
韓·美 훈련 중단 요구할 수도”


남북정상회담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디테일의 악마’가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문제를 회담의 가장 큰 과제로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 등을 참고해 합의문 작성 문구 하나까지 세심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48개 언론사 사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등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문제 외에도 CVID를 위해서는 넘어서야 할 ‘디테일의 악마’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요구하는 체제 보장에는 정치·외교, 경제, 군사 등 세 가지 분야가 있다”며 “이 중에서 군사적 보장이 가장 어려운데 북한이 주한미군 문제를 양보하면서 전략자산 반입 금지나 한·미 연합 훈련 축소·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디테일이 어마어마하다”며 “제재 문제도 큰 관건이 될 수 있는데 북한이 먼저 비핵화 조치를 하면 그다음에 제재를 해제하는 순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적대 정책 종식을 요구해 왔는데 그것은 한·미동맹을 의미했다”며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합의 문건에 어떤 표현이 담기고 이행 로드맵을 만드는 과정에서 하나라도 삐걱거리면 회담이 잘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모든 핵무기 폐기와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에 합의한 2005년 9·19공동성명, 핵시설 폐쇄와 불능화, 핵프로그램 신고를 이행키로 한 2007년의 2·13 합의 등은 모두 제재와 검증의 순서를 제대로 설계하지 못하면서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도 이러한 평가를 의식해 북한이 이번 비핵화 합의를 깰 핑계를 찾지 못하도록 디테일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19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언론사 사장 초청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중앙언론사 사장단 초청 행사는 2000년 6월 19일 이후 약 18년 만이다.

한국신문협회장인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언론은 4·27 남북정상회담이 문 대통령의 목표대로 완전한 비핵화의 출발점이 되고 이번 정상회담의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시작’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 길에 모든 언론과 국민이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채·김유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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