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무리한 법 적용 논란예상
후배 검사들에게 위법한 ‘격려금’을 주고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이영렬(사진)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원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기소 당시부터 이 전 지검장을 ‘적폐 검사’로 낙인 찍고 검찰 개혁에 시동을 걸기 위해 무리한 법 적용을 한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20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지검장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하고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벌금 500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법무부에 근무하는 후배 검사들에게 식사를 접대한 것은 청탁금지법상 처벌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청탁금지법 8조 3항 1호에 따르면 상급자 공직자가 위로·격려·포상 등의 목적으로 하급 공직자에게 제공하는 금품 등에 대해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재판부는 “장기간 국정 농단 수사를 마친 뒤 이를 지원해준 법무부 간부들을 격려하기 위해 식사와 금전을 제공했다는 것이 인정된다. 위로·격려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이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전 검사장은 국정 농단 사건 수사 종료 나흘 뒤인 지난해 4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안태근 전 검찰국장 등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법무부 과장 2명에게 각각 100만 원씩 건네고 1인당 9만5000원의 식사와 함께 총 109만5000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법무부와 검찰은 별개의 공공기관으로 중앙지검장이 법무부 과장들에 대한 상급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다수의 공무원 법령 등에 따르면 상급자에 대한 개념을 명령·복종 관계나 동일한 공공기관 소속으로만 한정하고 있지 않다”며 “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대해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이 전 지검장을 검찰 개혁의 희생양으로 삼자 검찰이 무리한 수사로 손발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다시 나오고 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