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19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증거물을 들고 나오고 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19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증거물을 들고 나오고 있다.
폭로 직원들과 계속 접촉시도
신분노출 우려 아직 협조꺼려
일가 5명 카드사용 내역 조사

警, 조현민 휴대전화 긴급감정
광고사 직원 회유 여부 등 조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대한항공기를 이용해 개인 물품을 밀반입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관세청이 의혹 폭로 직원들과 접촉을 시도하는 등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총수 일가의 소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관세청은 20일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부 전무 등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개인 물품 밀반입 의혹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 회장과 부인 이명희 씨,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 조현아 칼호텔 네트워크 사장, 조 전무 등 일가족 5명이 쓴 신용카드 5년간 내역(2013년~현재)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법상 면세 한도인 600달러 이상의 물품을 구매해 반입하고 관세청에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 대상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카드 사용과 관세 납부 내역의 불일치 규모가 크고 서면으로 이에 대해 소명하지 못할 경우 직접 불러서 조사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관세 납부 내역이 일치하지 않아도 관세 포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구매한 물건을 누군가에게 선물 등으로 주고 국내로 반입하지 않았다면 카드 내역과 관세 납부 내역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또 물품 밀반입 의혹을 최초 폭로한 대한항공 A 사무장과의 접촉도 시도하고 있다. 이 사무장은 국내 공항에 상주하는 대한항공 직원이 조 전무 등 총수 일가가 구매한 명품을 대신 들고 상주직원 통로를 통해 관세신고 없이 빠져나갔다고 주장한 바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A 사무장이 자신의 신분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아직 직접적인 협조 의사를 밝혀 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총수 일가의 밀반입과 관련해 추가 의혹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총수 일가가 사용할 물품이 담긴 박스 여러 개가 회사 물품으로 둔갑해 들어왔거나, 항공기 부품으로 물품을 신고해 면세 혜택을 받기도 했다는 내용 등이다. 수하물 운영팀 가운데 총수 일가의 수하물을 별도 관리하는 직원들이 존재한다는 폭로도 나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고위 관계자는 “현재 제기되는 의혹 가운데 상당수가 3~4년 전부터 소셜미디어 등에서 떠도는 소문이거나 두루뭉술한 내용이 많아 회사 차원에서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무의 폭행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압수한 조 전무의 업무용·개인용 휴대전화 등에 대해 긴급 감정을 의뢰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18일 광고 업체를 압수 수색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 수색해 조 전무와 대한항공 임원 휴대전화 4대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를 분석해 피해자인 광고 업체 직원들을 상대로 회유하거나 대한항공 직원들끼리 진술을 맞춘 것은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로 폭행과 특수폭행 혐의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회경·전현진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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