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헌법에 규정된 독립기관으로 국가 기관의 회계 검사와 직무 감찰을 하고, 징계와 시정 요구는 물론 고발까지 한다. 일반 공무원에게는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로 무서운 기관이다. 그만큼 감사원 직원들은 스스로에 더 엄격해야 한다. 그런데 청렴에 앞장서야 할 고위 간부가 압력성 청탁으로 사익을 도모한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감사원의 장 모 국장은 지난해 1월 미국 존스홉킨스대 산하 한미연구소(USKI)에 방문연구원 자격을 신청하면서 “나를 뽑은 걸 후회하지 않을 것” “나를 뽑아주면 감사원이 의미 있게 받아들일 것” 등의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 감사원을 배경으로 한 청탁이나 압력과 다름없다. USKI는 외교·안보 분야에 특화된 연구·교육기관이어서 감사원 간부의 연수(硏修) 대상으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당초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남편인 홍일표 청와대 선임행정관, 그리고 최근 금융감독원장 직에서 물러난 김기식 전 의원과의 관련성이다. 홍 행정관은 ‘김기식 의원’ 보좌관을 지냈는데, USKI에 대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예산 지원 등을 문제 삼았었다. 장 국장은 이메일에서 “김 전 의원의 행동이 귀 기관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 남편이 중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 줄 수 있다”고 했다. 남편은 USKI에 압박을 가하고, 자신은 해결해 주겠다는 취지다. 가위 ‘부부 공갈단’ 행태 아닌가.

사정이 이런데도 최고 권부이자, 감사원의 ‘상급 기관’이기도 한 청와대가 “정당하게 국가 비용으로 연수를 다녀왔다”며 감싸는 행태를 보였다. 이래서는 공직 기강을 세울 수 없다. 세금을 활용한 장 국장의 USKI 연수는 여러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감사원은 뒤늦게 대기 발령을 했다지만, 비위를 더 철저히 성역 없이 가려내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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