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루킹’ 등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으로 알려진 네티즌들이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온라인 여론의 조작과 왜곡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구속된 이들은 댓글을 자동으로 조작할 수 있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특정 온라인 기사가 상위권에 노출되도록 해 왔다고 한다. 이들은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 사이트의 기사를 중심으로 댓글 순위를 조작하면서 지난 대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드루킹의 집단적 여론 왜곡 활동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고 그의 활동을 금전적으로 지원해 온 배후세력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차제에 한국의 포털이 가진 독특한 기술적 코드(code)와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포털 사이트는 검색 기능에만 집중하고 있는 미국의 구글이나 중국의 바이두와는 다른 구조다. 다른 국가의 포털은 검색창에서 뉴스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고 언론사 사이트에서 해당 기사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구조다.
네이버·다음이 제공하는 독특한 뉴스 유통 방식은 여론 형성 과정을 독점하고 있다. 포털에서 공신력 있는 언론 매체들의 기사는 포털 뉴스만 양산하는 인터넷 뉴스 매체의 기사에 묻혀 버리기 십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전한 여론 형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제는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를 두고 탁상공론(卓上空論)만 할 게 아니라, 포털의 사실상 독점적인 뉴스 제공 방식에 대해 그 기술적·제도적 문제점을 시정해야 할 시점이다.
그뿐 아니라, 뉴스 제공이나 댓글 시스템은 포털의 영업이익 극대화 전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네이버와 다음은 뉴스뿐만 아니라 쇼핑 등 인터넷으로 가능한 거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점적 기업이다. 이들은 이용자들이 포털에 장시간 체류하게 하려는 사업 전략을 구사한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한다. 실시간 검색어에 랭크되면 더욱 많은 클릭을 유도하며,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전국적인 화제성을 가진다. 실시간 검색어는 이제 여론 형성의 포식자로 기능하는데, 그 유용성이 무엇인지 살펴볼 시점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댓글 정책도 건전한 여론 형성을 방해한다. 드루킹의 주장처럼 “네이버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이 곧 여론인 세상이 돼 버렸다. 일반적으로 댓글은 기사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거나 다른 댓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지만, 포털의 댓글 정책은 여론 조작의 목적을 가진 극소수 댓글족이 댓글을 유포하고 여론을 선동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댓글 조작 사건도 네이버의 호감/비호감, 좋아요/화나요, 댓글접기와 같은 댓글 서비스 방식에 기인하는 바 크다. 포털은 댓글의 서비스 코드를 정하는 방식으로 이미 여론 형성에 관여하고 있으므로 개선이 시급하다.
여론 조작은 공론장을 황폐화하고 제도권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훼손한다. 이번 사건처럼 댓글을 조작해 여론을 왜곡하려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는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무엇보다 여론 조작을 가능케 하는 환경인 특정 포털의 왜곡된 뉴스 유통 방식 독점과 댓글정책 등 여론 형성의 구조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뉴스 서비스 방식을 구글식(‘아웃링크’ 방식)으로 바꾸기 위한 법안이 검토된다 하니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다. 아울러, 건전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포털의 기술적 코드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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