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 한국GM 협력업체 르포

85명 일하던 엔진부품공장
물량 급격히 줄어 몇 명만 나와


지난 20일 오후 전북 군산시 소룡동의 산업단지 일대는 적막이 흘렀다. 이곳은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납품하는 협력업체 등 제조업체들이 모여 있는 곳이지만 활기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인적이 드문 거리 곳곳에는 ‘전북도민은 한국지엠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전 도민의 총단결로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살립시다’ ‘조선·자동차는 군산의 심장’ 등의 플래카드만 내걸려 적막함을 더했다.

자동차융합기술원 근처의 한 공장에 들어서자 이곳이 어디인지를 짐작하게 하는 기계음만 간간이 들릴 뿐이었다. 한국지엠 등에 자동차 엔진용 부품을 납품하는 W사 대표는 “주요 고객으로 지금까지 한국지엠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지금은 물량이 감소해 일부만 가동하고 있고 매출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85명의 직원이 있다는데, 이날에는 굳은 표정의 근로자만 몇몇 보였다.

여기서 400여m 떨어진 자동차융합기술원에서는 협력사 4개 업체를 포함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 10명이 참여한 가운데 현장 애로 청취를 위한 ‘중소기업진흥공단 군산 현장 간담회’가 열렸다. 이들은 한결같이 “돈 몇 푼 준다고 죽을 기업이 살아나지 않는다”며 “근본적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현장에 맞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트렁크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 D사의 대표는 “이젠 배고픈 것도 잊었다”며 “새만금을 포함한 군산의 미래가 있는 건지, 프로젝트 또는 비즈니스 계획이 무엇인지 정부에서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역시 협력사로 시트 부품, 배관류를 생산·납품하는 또 다른 D사의 대표는 “잠깐의 지원은 해결책이 못 된다. 지난번에도 총리님이 와서 뭐가 곧 될 것처럼 하더니 고용 위기 지역 발효 후에 과연 뭐가 달라졌는지 실감하지 못한다”고 답답해했다. W사 대표는 “지엠 사태가 터지니까 맨 먼저 은행에서 전화가 왔다”고 한탄했다.

산업용 프린팅 필름을 생산하는 J사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법인세 감면 혜택 축소 등) 동시다발적으로 다 왔다”며 “기업들의 체감온도와 정부의 다양한 정책들이 미스매칭되고 있다. 제발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군산=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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