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개봉맞춰 1000원↑
멀티플렉스, 주말 1만2000원
‘다이하드3’ 6000원 시대 개막
‘트랜스포머2’ 때 9000원으로
美·日·英보다 관람료 싸다지만
물가 5.0% 오를 때 9.9% 상승
1만 원으로 영화 한 편 볼 수 없는 시대가 열렸다. 영화 관람료 인상에 대한 대중의 저항이 있지만, 영화업계는 인상 시기와 맞물려 매번 ‘볼 수밖에 없는’ 할리우드 외화를 배치해 이 같은 결정을 합리화시켰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블록버스터 뒤에 숨은 영화 값 인상 =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지난 11일부터 순차적으로 영화 티켓 가격을 각 10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관객이 몰리는 주말을 기준으로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서는 1만1000∼1만2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두 사람이 함께 영화를 관람하며 팝콘을 먹으면 금세 3만 원이 넘는다.
영화 관람료 인상에 반대하는 대중의 목소리가 높고, 참여연대 역시 “멀티플렉스 3사의 순차적 가격 인상은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공동행위”라고 밝혔지만 25일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예매율은 이미 90%가 넘었다. 상영관 독점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예매 전쟁’까지 벌어지며 관람료 인상 반대 목소리를 머쓱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관람료 인상 시기는 약속이나 한 듯 유명 외화 개봉과 맞물렸다. 1995년 폭발적 인기를 누리던 ‘다이하드3’가 개봉되며 6000원 시대가 열렸고, 1998년에는 전 세계 흥행 순위 2위에 오른 ‘타이타닉’과 함께 7000원으로 인상을 노렸지만 금모으기 운동이 한창이던 ‘IMF 시대’라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실패했다.
하지만 2001년 CGV,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등장으로 ‘고급 영화관 시대’에 발맞춰 관람료가 7000원으로 인상됐다. 이후 한동안 정체기를 갖던 관람료는 2009년 당대 최고 인기작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 개봉과 함께 평일 8000원, 주말 9000원으로 인상됐다. 2013년 관람료 인상을 시도할 때도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설국열차’와 블록버스터 ‘월드워Z’가 개봉됐다.
티켓값 상승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과는 별개로 이 영화들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결국 대중은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지갑을 연다는 의미”라며 “한국 영화의 경우 관람료 상승에 대한 반감이 반영되는 것을 우려해 이 시기 개봉을 꺼린다. 이 때문에 각 멀티플렉스는 할리우드 유명 블록버스터들이 개봉되는 때를 관람료 인상 시기로 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영화 관람료는 싸다? = 멀티플렉스 측에서 내세우는 인상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한국의 영화 가격 상승폭이 소비자물가에 비해 높지 않았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관람료가 높지 않다는 것이다. CGV 측은 2017년 평균 영화 관람료는 7989원(영화진흥위원회 기준)으로, 2010년 대비 155원(1.98%) 올랐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부터 2017년까지의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였다며 영화 관람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3년 미국 스크린 다이제스트 미디어 리서치 그룹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티켓 가격은 6.79달러로 가장 비싼 일본(15.86달러)뿐만 아니라 영국(11.44달러), 프랑스(8.40달러), 미국(8.19달러), 러시아(7.98달러)보다 낮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CGV 측은 “시간대별, 좌석별 가격 다양화 정책을 통해 관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려 했지만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부득이하게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분석 기간을 2013∼2017년으로 재설정해보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5.0%지만 평균 영화관람료 상승률은 9.9%”라며 “이미 5년 사이 세 번이나 가격을 인상한 CGV가 그들의 투자손실을 만회하고자 영화 관람료를 또다시 인상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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