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계 실험동물의 날…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

“실험과정서 원칙·규정 준수하고
이후 새로운 삶 누리게 해줘야
교육기관은 학대 규제 사각지대”


“인간의 생명과 동물의 생명은 가치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편의를 위해 불가피하게 동물실험을 한다면 그 과정에서 동물의 복지를 최대한 보장해야 하고, 실험 뒤에도 건강한 개체는 새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줄 의무가 있습니다.”

유영재(53·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동물실험을 최대한 줄이되, 어쩔 수 없이 하더라도 원칙과 규정을 준수해 동물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대표가 속한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24일 경기 성남 판교 위드비글센터에서 세계 실험동물의 날 행사를 열었다. 매년 4월 24일은 영국의 동물실험반대협회(National Anti-Vivisection Society)가 1979년 지정한 세계 실험동물의 날이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측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250만 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실험실에서 죽어가고 있고, 실험 뒤 바깥세상으로 살아 나온 동물은 전체의 0.01% 미만에 그친다. 지난 2월 실험동물의 분양 및 기증이 가능해졌고, 지난해 12월에는 불법 동물 실험 규제가 가능해졌지만 대학 등 교육기관은 아직 규제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유 대표는 “교육기관에서는 학대나 방치에 대한 관리·감독 장치나 처벌 근거가 없다”며 현행법 개정을 촉구했다. 또 실험을 마친 동물들이 ‘폐기 처분’되는 데 대해서도 유 대표는 “밖으로 나와도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는 동물의 생명까지 앗아가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외에도 사회 곳곳에서는 동물실험의 윤리성에 관한 관심을 환기하는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동물복지국회포럼 주최로 실험동물 복지 확대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주제 발표를 맡은 이형주(여·39)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났지만 반려동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실험동물에 대해서는 입법적·정책적 노력이 부족했다”며 “동물보호법에 실험동물의 보호 및 복지에 관한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동물실험의 문제점을 알리고 목소리를 내는 활동에 나서고 있다. ‘트망트망’이란 이름으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비누와 비누꽃을 만드는 블로거 최진(여·31) 씨는 실험동물의 날 홍보에 동참한 블로그 독자들을 추첨해 비누를 증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씨는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사람에 의해 이용되고 희생되는 동물들이 점점 더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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