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KB국민, 9682억 순익
하나, 36% 늘어 6년만에 최대
우리銀도 ‘어닝 서프라이즈’

주가수익비율은 모두 낮아져
코스피 전체 평균에도 못미쳐
자사주 매입 나서도 ‘역부족’

“채용비리 관련 고강도 수사
규제강화가 주가상승 제한”


KB금융그룹·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그룹·우리은행 등 주요 금융 지주사 및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대폭 향상됐으나, 이들의 주가는 실적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강도 높은 채용비리 수사 등 금융당국 압박이 주가 상승을 짓누르는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금융사 수장들은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주가 부양 처방에 나섰지만 ‘약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요 금융지주사는 은행권의 높은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 KB금융은 1분기 968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3%나 늘어난 수치다.

하나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36.4%(1791억 원) 늘어난 671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2012년 1분기(1조3147억 원) 이후 6년 만에 최대다. 우리은행은 589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시장 예상치(5069억 원)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신한금융지주는 8575억 원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전년 동기 대비 실적에 포함된 신한카드의 일회성 대손충당금 환입액 2800억 원을 제외하면 18.9%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1년 새 전부 낮아졌다. 실적과 비교해 주가 오름세가 더뎠다는 얘기다.

KB금융의 PER는 지난해 4월 24일 11.65배에서 지난 24일 10.97배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13.3배에서 10.68배로, 우리은행은 11.34배에서 10.11배로, 신한지주는 10.19배에서 8.18배로 각각 낮아졌다. 코스피 전체 종목의 PER가 13.22, 대형주 PER가 12.31인 것을 고려하면 평균에 비해서도 낮은 PER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금융 당국이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지주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채용비리 수사를 이어가는 데다, 정책적으로도 금융권을 더욱 옥죄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등 금융권 업황이 규제에 좌우되는 측면이 큰 만큼 최근 강도가 높아진 금융 당국의 압박이 금융주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요 금융지주사 CEO들은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까지 나서고 있다. 그러나 금융 당국 압박이 이어지면서 추세를 돌리는 데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2월 13일 자사주 1000주를 사들인 지 한 달 보름여 만인 3월 말 1000주를 추가 매입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3월 자사주 2171주를 매입해 1만2000주까지 보유 주식을 늘렸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역시 주가 부양 의지를 밝히며 지난 3월 두 차례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 9일 자사주 5000주를 추가 매입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6일 1500주를 매입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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