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옷을 너무 많이 산다. 통계적으로 사람들은 마구 사들인 옷 중 20% 안팎만 즐겨 입는다. 나머지 80%의 옷들이 본래 기능을 잃어버린 채 옷장 안에 처박혀 있다가 생을 마감한다는 뜻이다. 이런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 낭비이며 부도덕인지 따져본 적 있는가?
과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이며 유럽 젊은이들의 셀럽으로 추앙받는 크리스티나 딘은 의류업이 실제로는 이 같은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는 생각에서 2007년 비정부기구(NGO) ‘리드레스’(www.redress.com.hk)를 만들었다. 모토는 무분별한 패션산업의 낭비를 줄이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패션 윤리를 제시한다는 것이었다. 그 뒤 10여 년 동안 리드레스 팀은 기발한 소비자 캠페인과 의류 재활용 행사를 벌였다. 에코패션쇼를 열면서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운동도 벌였다. ‘드레스 윤리학’(황소자리)은 리드레스 팀이 지난 10년간 구축해온 ‘옷 입기 노하우’를 깔끔하게 정리한 책이다. 이들은 말한다.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옷들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고 수백 가지 색다른 스타일을 연출해낼 수 있다. 그 첫걸음은 옷장 편집이다. 가진 옷들을 싹 다 들어내서 ‘좋아’ 범주와 ‘싫어’ 범주로 나눈다. 값비싸거나 추억이 깃든 옷인가? 리스타일링이나 믹스매칭이 가능한가? 새로운 디자인으로 수선할 수 있을까?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 옷은 내 것이 아니라고 한다. 참고로 요즘 셀럽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옷장 정리법 중 하나가 ‘캡슐 옷장’이다. 속옷을 제외하고 30개가 넘지 않는 아이템만 골라 남기는 것이다. 이와 함께 좋은 옷을 구입해 세련되게 스타일링하고 관리하기, 입던 옷을 수선하고 리디자인하기,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재활용과 폐기 방법 등을 알려준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와 패스트패션의 공습 앞에서 과소비에 휘둘리기 십상인 우리를 구원해 진정한 의미의 ‘패피(Fashion People)’로 만들어주는 가이드 북이다. 200여 컷의 그림과 함께 수지 로, 앰버 발레타 등 글로벌 패셔니스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우리를 ‘의식 있는 옷장(conscious closet)’의 주인이 되게 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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