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뉴스들 입맛대로 배열
자체검열 알고리즘 존재 의심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네이버 책임론’이 불거진 지난 10일간 네이버가 모바일 홈페이지 메인에 자사를 직접 비판한 기사를 딱 1건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사도 상대적으로 클릭 수가 적은 늦은 밤에서 새벽 시간대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가 자사에 불리한 기사는 쏙 빼고 ‘입맛대로’ 언론사 뉴스를 배열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뉴스 편집·배열을 하며 돈벌이를 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 네이버에 대한 법적 규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화일보가 지난 16일 0시부터 25일 오전 8시까지 한 시간 단위로 네이버가 모바일 메인 화면에 배치한 기사들의 이력을 확인한 결과, 네이버는 기사 제목에 ‘네이버’가 포함된 자사 비판 기사를 이 기간 딱 1건 메인에 노출했다. 한 방송사가 17일 올린 ‘네이버 댓글 조작 알고도 방치했나’라는 기사다. 네이버는 일자·시간대별로 모바일 메인에 노출됐던 기사를 기록해 공개하고 있다.
네이버는 또 이 기사를 클릭 수가 적은 시간대에 노출하는 방법을 썼다. 네이버는 이 기사를 지난 17일 밤 10시 6분부터 18일 새벽 6시 35분까지 메인에 뒀다. 사람들의 기사 클릭이 많은 출퇴근 시간, 점심·저녁 시간을 피해 기사를 노출했다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10일간 댓글 조작을 방치한 네이버의 책임론에 관한 기사는 넘쳐났다. 네이버에 ‘네이버 댓글 방치’로 뉴스 검색을 하면, 지난 16일 이후 140여 개의 기사가 검색된다. 구체적으로, 24일 주요 언론사들의 네이버 비판 기사는 네이버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이날 A 신문의 1면 톱을 장식한 ‘네이버 댓글 장사 공론장을 비틀다’라는 제목의 기사는 메인에 노출되지 않아 112개의 댓글만 달렸다. 같은 날 B 일보의 ‘뉴스 가두리 네이버, 댓글 부추기고 랭킹 뉴스로 장사’ 기사에는 14개의 댓글이, C 일보의 ‘정치권, 네이버 기사·댓글 미끼영업 철퇴 압박’ 기사에는 1개의 댓글이 달렸다.
업계에서는 자사 관련 비판 뉴스를 거르는 알고리즘이 있거나, 네이버 직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의도적으로 관련 기사를 배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네이버는 자사를 직접 겨냥하지 않은 기사 일부는 메인에 노출했다. 24일 오후 한 통신사의 ‘댓글 파문… 포털 책임 강화해야 vs 규제는 신중히’ 기사는 메인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 17일 오전에는 포털뿐 아니라 음원 차트에서도 순위 조작을 위한 은밀한 거래가 있다는 기사를 메인에 배치했다. 보기에 따라, 댓글·순위 조작이 포털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측면을 강조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이 같은 네이버의 자의적 뉴스 편집·배열 행태와 관련,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포털사이트의 뉴스 배열 알고리즘을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신문진흥법’ 개정안을 지난 19일 발의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메인에 어떤 기사를 배치할지는 최종적으로 네이버 직원이 결정한다”며 “올 상반기까지 기사 배치에서 사람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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