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가 환경정화를 위해 26일부터 6개월 기한으로 전격 폐쇄됐다. 정부의 결정에 반발하는 현지 주민들은 폐쇄 반대 시위에 들어가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현지 언론 필리핀스타 등은 필리핀 당국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보라카이 섬이 이날 오전부터 폐쇄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보라카이 섬에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신분증을 소지한 주민만 출입을 허용하고 15개 항구를 봉쇄하기로 했다. 필리핀 당국은 소총 등으로 무장한 경찰 630명 이상을 현장에 배치했으며 유사시 158명의 예비 경찰을 추가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보라카이 해변에는 해군과 해안경비대가 순찰활동을 개시했고, 경찰은 해변에서 시위 진압훈련을 하며 주민들 반발에 대비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최근까지 정부의 폐쇄 결정에 항의해 시위를 벌였다. 보라카이는 지난해에만 2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다녀갔고, 올해도 26만20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했다. 관광수입은 연간 약 10억 달러(약 1조 원)에 달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월 열악한 하수 시설 등의 이유로 보라카이 섬을 ‘시궁창’이라고 비판하면서 환경정화를 위해 폐쇄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보라카이에는 한국 교민 800여 명이 거주하고 있고 이 중 400여 명이 여행가이드 등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해당 조치가 지역은 물론 필리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20억 페소(413억 원)의 지원을 약속했지만, 보라카이 주민들은 “지원금을 한 번도 구경하지 못했다”는 불평을 터트리고 있다. 필리핀 선스타에 따르면 필리핀 노동당국이 지급할 수 있는 실업급여는 5000명분으로 보라카이 관련 근로자 3만6000명에 턱없이 모자란다. 필리핀 당국은 폐쇄 조치로 필리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