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정원사를 바로…’
정지우(48) 시인이 등단 이후 자신의 첫 시집 ‘정원사를 바로 아세요’(민음사·사진)를 출간했다. 2013년 늦깎이 등단 이후 온 힘을 다해 눌러 쓴 시편이다.
정 시인은 5년 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오늘의 의상’으로 당선됐다. 당시 43세의 나이로, 결혼과 출산 이후 뒤늦게 경희사이버대에 진학해 시에 본격적으로 매달린 끝에 얻은 값진 열매였다.
이번 시집에는 총 53편이 실렸다. ‘나선형 계단’ ‘정원사를 바로 아세요’ ‘대피하는 요령’ ‘마의 구간’ 등 호기심과 난해함 사이를 오가는 시가 많다. 순수 서정성보다는 사회적 이슈를 반영하고, 자연의 현상을 뒤집어본 작품들이다.
표제작 ‘정원사를 바로 아세요’는 나무를 다루는, 시인의 분신과도 같은 정원사의 이야기다. 관찰의 대상이었던 식물(나무)을 주체로 끌어올려 아예 자신과 동일시하는 인식이 엿보인다. 민음사 문예지 릿터의 편집장인 서효인 시인은 “식물성에 대한 포착지점이 다르다는 점에서 기존의 식물성과는 다른 차원의 시다. 식물성의 또 다른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마의 구간’은 1960∼1970년대 독일로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들이 모티프가 된 이야기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서사가 아니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 관한 것이다. 정 시인은 “파독 광부에서 시작해 아버지의 죽음을 소재로 ‘죽음이 오히려 삶을 걱정하는 사회’라는 이면을 드러내고 싶었다. 시의 작법,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하면서 작은 목소리일지언정 변화를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뒤집고 비트는 상징이 많다 보니 독자들이 선뜻 다가가기에 어려운 부분도 보인다. 이에 대해 정 시인은 “많은 의미와 상징을 녹인 것은 내겐 문학적 성취를 위한 도전 같은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늑대와 양’ ‘찢어진 책’ 등을 보면 있는 그대로의 의미를 쉽게 읽을 수 있다. 난해함을 극복하기 위해 시어와 문장을 다듬는 작업을 오래 했다. 그래서 첫 시집을 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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