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여배우와 연기 매칭
몸값 비싼 男배우 대체 성공
다시 ‘연하남’의 시대다. 출중한 능력을 지닌 외계인(별에서 온 그대), 도깨비(도깨비)를 비롯해 여주인공에게 헌신하는 키다리아저씨 등을 내세운 판타지 드라마를 거쳐 이제는 다시 연하남이 주목받는 모양새다.
연하남 신드롬을 다시 몰고 온 작품은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극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다. 여주인공 윤진아(손예진)의 마음에 봄바람을 불어넣은 서준희(정해인·왼쪽 사진)는 이 드라마를 지켜보는 모든 누나의 마음까지 쥐락펴락하고 있다. 이 드라마 출연 전까지 CF 편당 출연료가 1억 원 정도였던 정해인의 몸값이 편당 5억∼6억 원으로 껑충 뛴 것은 소비력이 강한 30∼40대 누나들이 밥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사기 위해 지갑을 열 준비가 됐다는 방증이다.
연상녀·연하남의 사랑은 2000년대 이후 트렌디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김재원·김하늘이 각각 제자와 선생으로 나와 아슬아슬한 애정 전선을 형성했던 ‘로망스’(2002년)를 시작으로 지현우·예지원이 출연한 ‘올드미스 다이어리’(2004년), 현빈·김선아의 ‘내 이름은 김삼순’(2005년), 배우 박해진의 극 중 이름이 아예 ‘연하남’이었던 ‘소문난 칠공주’(2006년) 등이 연하남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이종석·이보영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5년), 유아인·김희애의 ‘밀회’(2016년) 역시 궤를 같이한다.
판타지 드라마에 밀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연상녀·연하남 구도는 지난해 SBS ‘사랑의 온도’를 통해 다시 불이 붙었다. 실제로도 8세 차이가 나는 서현진과 양세종(오른쪽)이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양세종을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하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외에도 시청률 30%가 넘는 KBS 2TV 주말극 ‘같이 살래요’에서 여주인공이 6세 연하 남성과 사내 연애를 하는 에피소드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연상녀·연하남을 내세운 작품은 드라마 제작 환경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인지도 높고 몸값 비싼 남자 배우와 가능성 있는 신인 여배우를 한데 묶던 패턴에서 벗어나 “설 자리가 부족하다”던 베테랑 여배우와 떡잎부터 다른 남자 배우를 매칭하는 식이다.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은 “정해인은 SBS ‘그래, 그런 거야’와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에서도 조연이지만 두각을 보이던 얼굴이었다”며 “기존 스타들의 개런티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익숙한 얼굴만 자꾸 보인다는 지적 속에서 정해인, 양세종과 같은 신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며 베테랑 여배우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드라마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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