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정기후원을 하고 있는 봉원훈(뒷줄 오른쪽) 씨가 부인 최정현 씨, 딸 서휘, 세은 양과 함께 후원자 가족 초청 행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봉 씨는 “후원을 하면서 기부의 가치를 느끼고 세상을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고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정기후원을 하고 있는 봉원훈(뒷줄 오른쪽) 씨가 부인 최정현 씨, 딸 서휘, 세은 양과 함께 후원자 가족 초청 행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봉 씨는 “후원을 하면서 기부의 가치를 느끼고 세상을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고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4년째 후원’ 회사원 봉원훈씨

어려운 이웃돕기 실천하는 것
아이들에게 보여줄수 있어 좋아 기부하니 행복한 일 많이 생겨 둘째에게도 후원 권유해볼 것 삭막한 사회도 미담이 쌓이면 ‘함께 더 잘 사는 세상’ 되겠죠



“후원 기부를 한 게 올해로 4년째인데 앞으로는 둘째 딸도 후원자 명단에 올리려고요. ‘나 한 명이 한다고 세상이 변하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희망 바이러스’가 조금씩 퍼져 나가면 세상이 좀 더 밝게 선순환되지 않을까요?”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거주하면서 정보기술(IT) 회사에 재직 중인 회사원 봉원훈(39) 씨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첫째 딸과 함께 정기적으로 후원 기부를 하는 소회를 이렇게 전했다.

봉 씨는 자신 역시 형편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평소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은 많았다고 한다. 아내인 최정현(38) 씨도 마찬가지. ‘언젠가 후원해야지’라고 마음은 먹고 있었다고.

하지만 바쁜 회사 생활에 쫓겨 차일피일 실행을 못 하던 차에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회사에서 연말정산을 하는데 생각보다 내야 하는 돈이 많았던 것. ‘기부금으로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는데 후원을 해보자’고 결심한 후 어느 기관·단체를 통해 할까 수소문했다. 후원금 운영과 집행이 투명하게 이뤄지는지 인터넷을 통해 검색도 해봤다. 그러던 중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세요’라는 안내문과 아이들의 사진을 보고는 첫째 딸인 서휘(9), 둘째 딸인 세은(5) 양이 떠올랐다. 딸들의 또랑또랑하며 순수한 눈망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아이들 모습에 마음이 끌렸다. 그리곤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후원 신청을 하게 됐다.

“약간 창피한데, 후원을 결심한 배경이 연말정산이었지요(웃음). 모든 이가 여유가 있는 건 아니지요. 그래도 적은 돈이라도 기부하고 아이들에게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건 좋은 일이다’라고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아요. 연봉이 오르면, 후원 금액도 맞춰서 좀 더 늘리고 싶기도 합니다. 만 원이라도요. ”

처음 후원은 봉 씨만 했지만, 곧 첫째 딸도 후원자 명단에 올렸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주최하는 후원자 가족 행사에 초청받고부터다. 서휘를 데리고 행사장에 갔는데 장소가 낯선지 서먹해했다. 그런데 집에 와 물어보니 “너무 즐거웠다. 또 가고 싶다”고 했다. 서휘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다시 가족 행사에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손을 번쩍 들고 발표를 하는가 하면, 마음껏 뛰어노는 등 감춰뒀던 활동성을 마음껏 발휘했다.

봉 씨는 “사실 처음에는 기대 없이 간 행사였는데 아내, 아이들과 신나는 하루를 보내고 후원의 의미, 가치를 더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며 “공교롭게도 후원을 시작한 후 우리 가족에게 행복한 일도 더 많아졌다”고 했다. 이후 서휘와 나눔에 관해 얘기하고 같은 또래를 도울 방법을 논의하면서 “용돈을 아껴 한 달에 만 원을 다른 아이를 돕는 데 쓰는 게 어떠냐. 그런데 그렇게 하려면 갖고 싶은 게 있어도 조금 참아야 한다”고 권유했는데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서휘가 자기 이름으로 된 후원자 카드를 받고는 제일 아끼는 보라색 지갑에 넣고 다니며 즐거워하더라고요. 카드와 함께 보내온 후원 안내서를 보며 자연스럽게 소외된 이들을 보듬는 활동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둘째는 아직 어려 후원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글을 읽고 이해할 나이가 되면 둘째 이름으로도 후원을 하려고요.”

가족이 후원하면서 봉 씨나 가족의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과 시선도 더 따뜻하게 바뀌었다. 친구나 직장 동료 등 지인들에게도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도움을 달라고 기부를 적극적으로 권하기도 한다. 봉 씨는 “경기 침체, 취업난, 가계부채 등 사회의 난제들을 작은 기부로 풀 수는 없겠지만 삭막한 세상에 아름다운 미담이 조금씩 쌓이고 체화되면 다 같이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씨앗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활짝 웃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는 봉 씨를 포함한 정기후원자가 전국적으로 35만 명에 달한다. 재단 관계자는 “외환위기, 경제불황 등 지난한 어려움을 겪어 오면서도, 늘 소외된 이웃에 대한 애정과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우리 사회의 ‘안전판’이자 지킴이들”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함께하는 우리, 행복한 어린이 ’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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