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교안보 전문가 제언 우정엽 세종硏 연구위원

우정엽(사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미국에 먼저 대북 제재 해제를 요청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우 연구위원은 2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관련)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가시적인 진전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한국이 섣불리 북한에 대한 보상을 언급하거나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약속을 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이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뭔가 하는 걸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미·북 정상회담 전에 구체적으로 북한이 뭔가 조치를 할 수 없는 이상, 남북 간에 뭔가 이뤄진 것처럼 하지 말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아직도 북한의 비핵화 언급에 강한 의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 연구위원은 지난 2016년 중국 훙샹(鴻祥)그룹 측과 북한이 대량파괴무기(WMD)와 관련한 불법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훙샹그룹에 대한 제재를 끌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미·북을 중재한다는 입장이며, 남북 정상회담을 향후 열릴 미·북 정상회담의 ‘길잡이’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북핵 폐기 요구안 등을 북한에 전달하고,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보상요구안 등을 미국에 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북한의 비핵화 의지 자체가 불확실하다”며 “미국과 조율을 해서 우리가 북한을 어디까지 끌어낼 수 있는지 최대한 미국과 북한 간의 접점을 찾아내는 일이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우 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사찰과 검증을 받아들여서 북한이 제시한 핵시설·핵물질 리스트와 미국이 만족할만한 사찰과 검증이 진행됐을 때 비로소 미국은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며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을 끌어내는 것이 우리 정부에 가장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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